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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5bp(1bp=0.01%포인트), 7.9bp 오른 1.156%와 1.277%로 마감했다. 오전까지 오름폭은 각각 0.3bp, 0.2bp 수준으로 보합세를 보였으나 MBS 대량 미매각이 발생한 이후 장 막판 급등했다. MBS는 주택금융공사가 안심전환대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날 주택금융공사가 진행한 1조1400억원 규모 입찰에서 2년물 200억원, 5년물 3300억원, 7년물 1600억원, 10년물 1100억원 등 입찰 물량 대비 절반이 넘는 6200억원 규모 채권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며 미매각됐다.
이 같은 소식에 채권값 상승(금리 하락)에 쏠려 있던 시장 심리가 화들짝 놀란 것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지금 투자하는 금리보다 올라간다고 판단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 내일이나 모레 투자하는 것보다 상황이 안 좋은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갑자기 8bp가 변동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며 "그동안 금리가 계속 잘 내려오면서 투자자들 부담이 크지 않았는데 갑자기 급등하면서 변동이 심해지니 추세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MBS에서 미매각이 나면 입찰 주간을 맡은 증권사가 미매각분을 떠맡는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미매각분을 팔아야 하는데 향후 시장금리가 높게 형성되면 증권사 역시 정상가로 팔지 못하고 금리를 올려서 팔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시장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에 신중해지는 것이다.
시장금리가 요동치면서 이날 회사채 발행에 나선 롯데쇼핑에 불똥이 튀었다. 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날 진행된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4500억원가량 주문을 확보했다. IB업계에서는 만기가 긴 7년·10년물에서는 만족할 만한 주문을 확보했지만 비교적 만기가 짧은 5년물에서 아쉬운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1000억원으로 책정된 5년물에는 2000억원가량 주문이 몰렸다. 각각 500억원으로 책정된 7년물, 10년물에는 1000억원, 1500억원의 '사자' 주문이 집계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7년물과 10년물의 경우 증액 여부를 지켜봐야 하지만 개별민평금리 대비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5년물도 희망 밴드보다 낮게 될 것 같지만 폭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에 대한 평가보다는 금리 급반등에 따른 외부 요인 효과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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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7년물, 10년물과 같은 장기물은 투자층이 다르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년물, 5년물과 같은 단기 회사채는 자산운용사들이 투자하는 경우가 많고 7년물, 10년물과 같은 장기 회사채는 보험사 등이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에 덜 민감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을 진행한 동원F&B는 모집액 대비 7배에 가까운 주문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IB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600억원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4000억원가량의 주문을 확보했다.
300억원으로 책정된 3년물에는 2100억원가량의
IB 업계 관계자는 "오후에 채권시장을 둘러싼 몇 가지 외부 악재가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탄탄한 내수 기업이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발행 주간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정석환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