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을 해온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치솟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포인트 증가했다. 손해율은 보험사에 납입된 보험료 대비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까지 실손보험 판매에 따른 손보사 영업적자는 1조원으로 지난해 7000억원에 비해 40%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실손보험에서만 입게 되는 손실액이 1조9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의료비는 지난해 4분기부터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5대 손보사의 실손보험 청구 의료비 총액(급여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의료비 합산)은 지난해 4분기 2조2506억원, 올해 1분기 2조229억원, 2분기 2조828억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9%, 19.3%, 24.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청구액이 증가한 것은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강화 정책이 하나둘 시행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서비스 이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기존 비급여 진료가 급여로 전환돼 가격 통제를 받게 되자 다른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병·의원이
이 같은 손해율 상승은 보험사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5대 손보사 실적은 메리츠화재만 3.1% 늘었을 뿐 삼성화재 36%, DB손해보험 31.3%, KB손해보험 11.6%, 현대해상은 36.1% 각각 감소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