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12일(15: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KDB생명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또다시 매물로 나왔다.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벌이고 있다. 정작 시장에서는 인수자를 여전히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지난주까지 KDB생명 매각 주간사 제안서를 접수받았다. 일부 외국계 IB와 회계법인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산업은행은 서류심사를 거쳐 매각 주간사와 회계자문사를 각각 뽑을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자 매각 작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회사 영업수익은 3조7534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1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100%대에서 200% 초반까지 상승했다. 올 6월엔 이런 추세에 힘입어 9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성공리에 발행하기도 했다. 당시 모집액 대비 2배 넘는 주문을 확보하며 당초 계획보다 발행액을 늘렸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매각 성공 시 경영진에 최대 45억원의 성과금을 건네기로 한 게 대표적인 예다. 같은 시점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백인균 씨를 KDB생명 수석부사장에 앉히기도 했다. 그는 기업금융, 구조조정, 사모펀드(PEF) 등 다양한 경험을 갖추고 있어 회사 매각에 보탬이 될 인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KDB생명 매각이 여전히 성사되기 어렵단 전망이 많다. 산업은행의 희망 매각가격이 현실적이지 않아서다. 매각 측이 원하는 몸값은 최소 6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입한 누적 자금만 1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정작 주식시장에서 보험업에 대한 시선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업계 1·2위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42배, 0.16배(12일 기준) 정도로 각각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KDB생명의 순자산규모는 약 1조원 수준. 삼성생명의 멀티플을 적용해 몸값을 추산한다 해도 4000억원 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점 때문에 주요 외국계 IB와 회계법인들은 자문 업무를 맡는 걸 꺼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특색 없는
KDB생명의 전신은 금호생명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생명사를 사들인 뒤 네 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