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멕스가 고금리를 주는 이유는 무엇보다 부채비율이 171%로 높기 때문이다. 1938년 헌법 27조에 따라 멕시코 석유자원을 국유화하면서 한때 정부 재정 중 40%를 의존할 정도로 페멕스 수입에서 많은 자금을 세금으로 정부가 가져갔다. 그러다 최근 해상 유전 개발 등 난도가 높아짐에 따라 높은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페멕스 생산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정부의 세금 징수는 줄어들지 않으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정부는 생산량을 높이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 프로젝트에 민간과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개혁을 추진했다. 이것을 현 정부가 백지화하면서 피치가 투기등급인 BB+로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10% 넘는 고금리를 제공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첫째, 유사시 페멕스를 지원해야 할 멕시코 정부는 정부 부채비율이 47%일 정도로 펀더멘털이 양호하다. 둘째, NAFTA 2.0으로 불린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이 지난해 9월 타결되면서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 경제에 대한 우려는 크게 완화됐다. 셋째, 페소화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지만 변동 폭은 다른 신흥국 대비 크지 않은 상황이다.
페멕스 지원으로 인한 멕시코 정부의 신용등급 하락은 반대로 페멕스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무디스와 피치는 정부(A3, BBB0)와 페멕스(Baa3, BB+) 등급을 구분하고 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정부와 페멕스 등급을 똑같이 BBB+로 부여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와 긴밀한 관련이 있는 페멕스에 대한 정부의 높은 지원 가능성이 핵심적인 투자 포인트인 셈이다.
향후 현 정부의 국가 주도 개발로 페멕스 정상화를 모색하면서 회복되면 좋겠지만 혹시 생산량이 회복되지 않고 부채비율이 조금 더 늘어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페멕스는 다시 민간과 외국 기업에 개발 프로젝트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페멕스 채권도 트럼프 정부의 변덕과 하반기 무디스와 S&P의 추가 등급 하향 이슈로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