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였던 전세가격 변동률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를 하면서 '청약에 대비해 전세로 버티자'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하반기 대규모 동남권 입주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2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6월 3주차에 보합으로 돌아섰고, 7월 이후 3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상승폭도 커졌다. 7월 1주와 2주차 0.01%이었던 가격변동률은 3주차 0.02%로 확대됐다. 지난달 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사에 서울 전셋값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아파트 청약당첨은 그야말로 '로또'가 된다.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억제시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면 일반분양 당첨자들의 경우 시세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새 집을 받을 수 있는 것.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거래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오랜 기간 무주택자로 청약가점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조금 더 무주택으로 살다가 핵심입지 청약을 넣어 새 집을 분양받자'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무주택자가 주택을 매입해 1주택자가 되는 순간 1순위에서 탈락한다. 1주택 1순위가 되려고 해도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쌓아온 높은 가점은 모두 사라진다. 더구나 '둔촌주공'이나 '개포주공1단지''개포주공4단지' 등 강남 핵심지 청약이 올 하반기로 예정돼있다. 가점 높은 무주택자의 경우 굳이 현 시점에서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나 월세 계약을 연장하는 게 낫다는 계산이다. 올 하반기 전세계약 갱신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은 이같은 상황은 반영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대비 전세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는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 강남4구의 전세가격변동률을 보면 서울 전체보다 더 많이 올랐다. 6월 3주차 상승으로 전환,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0월 이주가 예정돼있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등 재건축 이주수요가 있는 서초구의 경우 7월 3주차 0.12%나 전셋값이 상승했다. 강남구는 전주 보합에서 0.06% 상승했다.
다만 하반기 강동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장이 펼쳐지는 것은 전셋값 약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다. 당장 다음달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아너힐즈(1320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하고, 9월엔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이 입주를 시작한다. 고덕그라시움은 4932가구의 초대형단지다. 연말까지 보면 '고덕센트럴아이파트(1745가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등도 대기중이다. 이같은 상황 때문인지 강남4구에서도 강동구와 전셋값은 약세다. 9510가구 '헬리오시티' 입주 여파로 휘청였던 송파구 전셋값은 올초 신천동 일대 '진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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