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쌍용양회의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은 19.1%로 추정된다. 시멘트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인 6.8%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성이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영업이익률(11.6%)보다도 높다. 쌍용양회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4191억원으로 작년 동기 매출액(4145억원)과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상 영업이익률이 크게 높아졌다.
1962년 설립된 쌍용양회는 시멘트 시장점유율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업계 1위 업체다. 2000년대 초 유동성 위기에 휩싸여 일본 기업의 자본 유치를 받은 이후 2016년까지 15년간 일본의 태평양시멘트가 최대주주로 있었다. 국내 시멘트 시장에서 7개 업체들이 경쟁하면서도 특별한 구도 변화 없이 '현상 유지'가 이어졌던 것도 바로 이때다.
한앤코의 쌍용양회 인수 후 상황은 달라졌다. 한앤코 인수 직후 1년간 쌍용양회는 지분 매각과 배당 등을 통해 쌍용머티리얼(세라믹), 쌍용정보통신, 쌍용에너텍(석유) 등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쌍용해운(운송)과 쌍용자원개발(석회석 광업)을 합병하는 등 빠른 속도로 시멘트 사업 위주의 개편을 진행했다. 슬래그시멘트 시장점유율 1위였던 대한시멘트를 인수해 업종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국내 토종 펀드가 진행한 체질 개선 작업 성과는 재무제표상 숫자로 입증됐다. 증권 업계 추정대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01억원을 올리게 되면 역대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한앤코 인수 전인 2015년 2분기 쌍용양회가 올렸던 영업이익 658억원에 비해서는 21.7% 증가한 수치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11.9%에서 19.1%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과감한 투자 집행을 통한 비용 절감 노력 역시 재무구조 개선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4월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를 통해 전력단가가 낮은 심야전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같은 해 9월에는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전기를 자체 생산해 전력비용을 절감하는 폐열발전설비를 도입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라면 인수 회사의 자산을 대규모로 정리하고 빠져나갈 방법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업계 편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폐열발전설비, ESS, 자체 설비투자 등으로 생산 효율성 개선을 높이기 위한 금액만 2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과감한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시멘트 회사로서는 환경 이슈에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친환경 에너지 장치를 대거 도입한 점은 업계 발전 측면에서도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일본 기업의 손을 떠난 이후 쌍용양회의 배당 정책 역시 크게 개선됐다. 쌍용양회는 태평양시멘트가 단일 최대주주였던 2000년부터 2016년까지 무배당으로 일관해 왔다. 한앤코 인수 이후 연간 총배당금은 2016년 280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 1056억원, 2018년 1870억원으로 확대됐다. 투자 원금 회수를 위한 배당 확대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평가되지만 쌍용양회는 높은 배당성향으로 배당주 투자자들의 집중 관심을 받게 됐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연내 세 번의 추가 분기 배당을 시행하고 나면 쌍용양회의 올해 시가배당률은 6%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쌍용양회는 부채비율 측면에서도 우량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5년 말 기준 쌍용양회 부채비율은 117.65%로 당시 코스피 상장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