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가 많이 하락했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뜻이고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들 수익률이 많이 좋았다는 의미와 같다. 실제 채권종합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펀드들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7% 내외를 기록했다. 만약 채권금리가 계속 하락하면 앞으로도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채권형 펀드에서 나올 수 있는 수익률이 다음의 이유들로 지금까지처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첫째, 채권시장에서는 금년 내 두 번의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참여자도 꽤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급히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15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부담이다. 조금 진정되는 듯한 가계부채가 금리인하를 통해 다시 빠르게 증가할까 한국은행의 고민이 클 것이다. 아직 미국보다 한국의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는 것도 불편할 수 있다.
둘째, 현재 채권가격들은 금리인하가 선반영되어 있어, 기준금리가 인하된다 하더라도 현 수준보다 더 채권금리가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국고채 금리 수준은 적어도 기준금리가 1.25% 수준일 때 정상적으로 형성되는 수준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금리인하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금리가 상승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또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는 매우 낙관적인 가정을 해봐도 국내 채권형 펀드의 1년 예상수익률은 4% 정도에 불과하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0.5%포인트만 상승해도 펀드에서는 1%에 가까운 원금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목적이 '안정적인 수익 추구'임을 생각해본다면, 이미 비싸진 채권보다는 다른 대안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채권형 헤지펀드의 경우 금리 방향성과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 일부 해외 채권형 헤지펀드 중에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8%대에 이르는 펀드도 있다. 해외 채권형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보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의 국고채 금리가 더 높다.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면 6~7%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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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