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2조원을 쏟아부은 SK실트론의 실적이 올해도 상승하면서 또 다른 '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들어 SK 주가가 하락하면서 저평가 매력 역시 커졌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 실적이 올해도 상승하면서 2년 전 이 업체를 인수한 SK의 선견지명이 재조명되고 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핵심 재료인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필수 재료다. SK는 2017년 LG로부터 1조원을 들여 이 업체를 인수하면서 SK실트론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설비 투자 등으로 작년까지 1조원을 추가 집행했다.
SK는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으로 실적을 반영하는 주요 자회사로 상장사 5곳(SK텔레콤·SK이노베이션·SK네트웍스·SKC·SK머티리얼즈), 비상장사 7곳(SK E&S·SK실트론·SK차이나·SK건설·SK바이오텍·SK바이오팜·SK임업)을 거느리고 있다.
인수 이후 SK실트론 실적은 급상승 중이다. LG그룹에 속해 있던 2016년 34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작년에 3804억원으로 2년 새 10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 급증에 따른 결과다.
올 들어서도 실적이 늘고 있다. 지난 1분기 SK실트론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이익이 68.7% 급감한 것과 대조된다. 작년 하반기 이후 D램 반도체값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전방 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지만 SK실트론 등 후방 업체들은 작년에 대규모로 전방 업체들이 발주한 물량을 여전히 납품하면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반도체 특수가스를 만드는 SK머티리얼즈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 545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2% 급증했다. 또 다른 비상장 자회사 SK E&S는 도시가스와 발전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1.4% 늘었다. 이들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 SK의 올해 영업이익은 5조5424억원으로 작년(4조6881억원)보다 18.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자회사 SK바이오팜은 연내
각종 호재에도 SK 주가는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11.5% 하락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SK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8배로 떨어져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