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논란이 되고 있는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건의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과가 이달 나올 전망이다. 은행의 키코 상품 판매를 '불완전판매'로 규정하고 기업 피해액의 20~30%를 배상하라고 은행에 권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30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오는 16일 분조위를 열어 키코 사건 재조사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이달 안에 분조위를 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키코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힌 지 1년 만이다. 이번 분쟁조정 대상 기업은 일성하이스코와 남화통상, 원글로벌미디어, 재영솔루텍 등 4개 업체다. 피해금액은 총 2000억원대에 이른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변동되면 미리 정한 환율에 외화를 파는 파생금융상품이다. 달러당 원화값이 오르면 기업이, 내리면 은행이 이익을 보는 구조다. 중소 수출 기업이 이 상품에 대거 가입했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당 원화값이 급락하면서 큰 피해를 봤다.
이번 분조위 권고안은 은행이 피해 기업에 손실액의 20~30%를 배상하라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에 피해 기업 손실액의 20~30%를 배상하라고 한 과거 판결을 참고해서다. 대법원은 2013년 은행의 키코 상품 판매가 '불공정행위'는 아니지만 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보고 은행에 배상 책임을 물었다.
다만 분조위 권고안을 받아들일지는 은행에 달렸다. 은행과 피해 기업, 양측이 분조위 권고안을 받아들여야 조정이 성립한다. 그러나 권고안은 말 그대로 '권고'일 뿐 법적 강제력이 없어 은행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무방하다. 게다가 키코 사건은 손해배상 소멸시효(피해자가 소송을 낼 수 있는 권리기간)인 10년이 지나 피해 기업이 은행을 대상으로 소송을 내도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김광중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금융사는 불완전 판매 책임이 명백해 소송에서 질 가능성이 큰 사건만 분조위 조정안을 받아들인다"며 "키코 사건은 소송으로 가면 은행이 거의 100% 이기기 때문에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