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백기사 델타, 왜 지분 10%만 살까

델타항공이 한진칼 백기사로 등장한 가운데 델타항공이 지분 인수 최대치를 10%로 밝힌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 백기사로서 10% 이상을 확보할 수도 있는 일인데, 굳이 10%로 제한한 이유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23일 정부와 항공 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의 방침은 항공법 규정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델타항공이 대한항공을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을 10% 초과로 보유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해당 주주에 대해 사실상 지배력을 가진다고 판단하면 정성적 평가를 통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법에 따르면 외국인이나 외국 법인은 이 같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어서야 항공사 지분을 50% 미만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된다.
델타항공은 이 같은 국내 법령상 규제 이슈를 피해 가기 위해 한진칼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문을 넘긴다 하더라도 또 다른 관문이 이들을 기다린다. 지분 15%를 넘게 보유하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래저래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보유하기 어려운 셈이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