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감시위원회의, 메릴린치증권 회원제재 결론 못내

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에 대해 징계 결정이 다음달로 미뤄졌다.
19일 한국거래소는 시장감시위원회를 열고, 미국 시타델증권의 초단타 매매 창구 역할을 한 메릴린치에 대한 제재를 논의했다. 하지만 메릴린치 측에서 추가 주장이 있다고 해서, 소명 기회를 다시 한번 주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감시위원회의 메릴린치증권 회원 제재 관련 회의는 7월 중 속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초단타매매는 유통 주식 수가 적은 종목에 대량 주문을 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치고 빠지는 형태의 매매를 일컫는다. 고빈도 매매(High Frequency Trading·HFT)라고도 불리며, 컴퓨터가 1초에 수백~수천 번의 주문을 주문을 내는 알고리즘 매매의 한 종류다.
앞서 개인투자자 A씨는 작년 4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메릴린치가 현재 매도 호가창에 매도 물량을 무더기로 쌓아둬 개인투자자를 위협한 후 그 아래 호가에서 다시 매수를 반복하고 이후 약간의 주가 상승시 무더기 매도를 반복하는 식으로 호가창 교란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거래소는 이같은 행위가 거래소 시장감시규정에 위반되는지 감리를 벌여왔다. 감리는 회원사가 거래소 업무관련규정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조사하는 거래소의 시장감시 활동이다. 거래소 시장감시규정 제4조에 따른 금지행위는 ▲특정 종목 시장수급상황에 비춰 과도하게 거래해 시세 등에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오해를 유발하게 할 우려가 있는 호가를 제출하는 행위 ▲거래성립 가능성이 희박한 호가를 대량 제출하거나, 직전가격 또는 최우선 가격 등으로 호가를 제출한 후 반복적으로 정정·취소해 시세 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 등이다.
초단타매매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봐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동성 공급 등 고빈도 매매가 시장에서 갖는 순기능도 적지 않다"며 "고빈도매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초단타 매매가 불공정 거래에 악용될 소지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승환 기자 /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