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하는 자산관리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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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KEB하나은행의 WM센터 `플레이스원`. 금융자산 50억원 이상의 VVIP 고객을 위한 장소로 최신 유행에 맞춘 각종 시설과 인테리어로 젊은 신흥 부자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플레이스원의 6층에 위치한 도서실 콘셉트의 공간. [사진 제공 = KEB하나은행] |
KEB하나은행이 2017년 오픈한 웰스매니지먼트(WM)센터인 플레이스원은 젊은 부자들 사이에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옛 한전 용지 뒤편의 9층 빌딩을 통째로 사들여 젊은 부자들 감각에 맞는 전시 공간과 카페 형식의 휴식 공간 등을 가득 채워 넣었다. 카페와 와인바, 도서관은 물론 게임실, 음악감상실 등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대부분 공간을 24시간 개방해 음악회를 열거나 파티를 열 수 있게 만들었다. 옥상 역시 한강과 탄천은 물론 강남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플레이스원에서 프라이빗뱅커(PB)로 근무하는 송승영 KEB하나은행 부장은 "플레이스원이 문을 열고 나서 젊은 WM 고객들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오픈 당시 플레이스원 소속 PB 7명의 총 관리 자산은 3500억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2조원을 넘어섰다. 조만간 PB 5명이 충원되면 관리 자산 3조원 돌파도 시간문제라고 송 부장은 자신했다.
30·40대 신흥 부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 같은 새로운 VVIP들은 대부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거나 정보기술(IT) 관련 기술 회사를 차린 뒤 매각해 수백억 원이 넘는 돈을 번 경우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물품 유통 플랫폼을 만든 개발자가 이 아이디어를 해외 기업에 수백억 원에 매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VVIP를 담당하는 PB들 사이에 유치 경쟁이 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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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조만간 서울 압구정동에 각종 서비스 시설을 갖춘 VVIP 전용 고객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지금도 서울 대치동·명동·여의도 등에 고액 자산가를 위한 자문센터가 있지만 유행에 맞는 콘셉트의 공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맛볼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판교 한복판에 '신한PWM판교센터'를 새로 오픈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젊은 부자들에게 맞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금융상품을 만들어주는 '오더메이드' 서비스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VVIP 전용 WM센터인 프리빌리지 서울센터의 심재경 부지점장은 "럭셔리 자동차업체의 고객 맞춤형 제작처럼 VVIP가 원하는 금융상품은 모두 만들어드리려 노력한다"며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와 협력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젊은 VVIP들이 관심을 두는 자산은 부동산·사모펀드 등으로 기존 부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원하는 대로 상품 구성이 가능한 '사모펀드'의 인기가 많다. 이진호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은 "고액 자산가들을 만족시킬 만한 사모펀드 개발을 위해 각 금융사 WM 부서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젊은 WM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VVIP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일반 고객들을 위한 WM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예전처럼 상품 소개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맞춤형 자산관리까지 가능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이상화 KB국민은행 IPS본부 WM투자전략부 부장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하는 자산 분석 내용은 VVIP에게 제공하는 것과 기본적으로 똑같다"며 "다만 투자할 수 있는 자산 규모가 다른 만큼 로보어드바이저는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표준화된 공모형 상품을 보여준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케이봇 쌤(KBot SAM)'은 사용자 성향을 분석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시장 정보에 따라 날마다 포트폴리오를 진단해 정기적으로 진단 결과를 통보해 주며 시장 급변동 시에는 즉시 리밸런싱을 제안하기도 한다.
신한은행의 자산 관리 서비스 '쏠리치'는 모바일 플랫폼 '쏠'안에 탑재돼 있다. 고객이 보유한 상품 현황을 매일 진단해 자산 배분 비율의 쏠림도 등을 파악한 뒤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사후 관리도 지원한다. 최근에는 자산관리도 쏠리치에 탑재해 연령에 따른 은퇴 대비 자산 배분 기준을 제시해 준다.
KEB하나은행의 '하이로보'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과 WM 전문가들의 분석을 동시에
[김동은 기자 /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