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자본시장 대토론회 ◆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국내 증시의 제자리걸음은 한국 경제의 활력 둔화를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대만,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등 증시가 지지부진한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거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라며 "한국은 이 두 가지 조건에 더해 성장률 둔화까지 겪고 있어 급성질환이 아닌 만성질환형 경제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중동 건설 붐, 3저 호황, 중국 특수 등 강한 성장 동력이 뒷받침될 때 강세장이 나타났다"며 "추동력 부재로 경제 규모가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에 비우호적인 규제와 정서까지 증시 발목을 잡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말 코스피가 10여 년 전인 2007년 수준으로 후퇴했는데, 이 기간 국내 상장사 당기순이익이 당시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견 의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당기순이익은 2007년 62조원에서 지난해 139조원으로 증가했지만 코스피는 지난해 말 기준 2007년 고점인 2080대 밑에 머물렀다.
김 센터장은 "이는 결국 한국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기업 이익과 주가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가장 큰 원인으로 높은 반도체 의존도를 꼽았다. 반도체 산업은 이익의 부침이 심하기 때문에 꾸준한 주가 상승을 이끌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글로벌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라며 "외국인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의 움직임에 주가가 연동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점유율은 30%가 훌쩍 넘고, 삼성전자 신한지주 포스코 등 외국인 비중이 절반 이상인 기업도 여럿 있다.
불투명한 회계 관행도 한국 증시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상장사 4분기 순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37조원이었는데, 실제로는 13조원에 불과했다"며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엇나간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