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KB자산운용은 올해 SM엔터와 JYP엔터 등 엔터주 지분을 크게 늘렸다. SM엔터는 KB자산운용이 기존 지분을 6.6%에서 7.59%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91%에서 5.01%로 늘렸다. 국민연금 역시 최근 보유 지분이 소폭 상승했다. JYP엔터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집중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보유 지분이 기존 5.75%에서 6.99%로 상승했다. 6월 들어 3대 엔터주 주가는 반등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을 등에 업은 SM엔터가 이달 들어 12일까지 6.89% 올라 상승세가 가장 컸고, JYP엔터 역시 3.53% 오르며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YG엔터는 이날 소속 아티스트에 대해 마약 투약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4.05% 하락했지만 지난달 말에 비해 주가가 4.41% 상승한 상태다.
기존에 엔터주는 성장주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외 플랫폼 확대로 든든한 캐시카우가 되는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엔터 3사 모두 아티스트 채널별 유튜브 구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국내외 플랫폼 확대=구조적인 음원 실적 성장'이라는 공식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주에 대한 가장 강력한 투자 포인트는 고마진 음원 실적"이라며 "올해 1분기 신규 활동과 신보가 부재했음에도 기존 음원 IP만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해냈고, 유튜브뿐만 아니라 애플뮤직, 중국 텐센트 등 전반적인 산업으로 확대돼 이제는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음원 수익이 내수보다 훨씬 질이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내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로 꼽히는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역시 엔터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대표는 "현시점에서 장기 투자를 하려면 중국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군을 살펴봐야 하는데 엔터와 미디어를 필두로 한 문화산업이 대표적"이라며 "엔터주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가량인데, 현재 금리 상황에 비춰봤을 때 고평가돼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증권사에서 추정하는 엔터 3사 실적 또한 긍정론을 뒷받침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477억원을 기록했던 SM엔터는 올해 531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672억원, 744억원을 낼 것으로 보여 꾸준히 실적이 상향 추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M엔터는 2분기부터 중국발 매출이 실적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1분기 SM엔터는 중국에서 영업손실 13억원을 냈는데, 중국 본토에서 직접 데뷔시킨 웨이션브이(Way V)에 투입된 모든 비용(의상·마케팅 비용 등)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2분기부터는 방송 출연과 광고 등 실적이 본격화할 전망인데, 웨이션브이는 첫 미니앨범 성과가 중국 남자 아이돌 사상 아이튠스 최다 지역 1위를 기록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JYP엔터 역시 지난해 28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409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경쟁사 대비 손실을 볼 만한 자회사가 없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아울러 수익 배분율이 기획사에 가장 우호적인 신인 그룹 중심 실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소속 가수 일탈 행동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YG엔터도 실적 측면에서는 증권업계 기대가 크다. YG엔터는 지난해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음원에서는 해외 매출이 달러와 엔화로 결제되면서 비중이 50%를 상회하고 있다"며 "기획사들의 2분기 음반·음원 매출은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원화 약세로 인해 전반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