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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셋째)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7개 금융그룹 대표들에게 "금융그룹감독은 금융그룹 스스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금융그룹 동반 부실로 국민에게 피해가 발행한 사례를 거울 삼아 지배구조와 경영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금융위가 발표한 시행 성과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건 7개 금융그룹의 자본비율 적정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자본비율 적정성이란 손실이 났을 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적격자본'을 금융사 자본규제에서 요구하는 최소 기준인 '필요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은 이 숫자가 100%를 넘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최소 필요자본보다 위험 시 사용할 수 있는 적격자본을 더 많이 보유함으로써 위험에 대비하라는 취지다.
시뮬레이션 결과 삼성금융그룹 자본비율은 134.7%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이 지나치게 많아 위험하다'는 지적 등 통합감독 모범규준에 따른 여러 가지 자본규제 항목을 모두 반영한 결과다. 지난해 7월 첫 시뮬레이션 당시 삼성금융그룹 예상 자본비율인 116~119%보다 더 높아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 하락 등 영향으로 자본비율이 개선됐다"며 "자본비율 기준인 100%를 넘는 만큼 현시점에서 삼성금융그룹 자본비율은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삼성생명 등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서둘러 매각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준다. 그동안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이 시행되면 삼성생명 등은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시돼 왔다.
물론 변수는 있다. 금융위가 시뮬레이션에 사용한 자본비율 계산 방식은 확정된 게 아니다. 계산에 사용된 일부 항목은 단순 가정을 통해 얻은 숫자를 적용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금융그룹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얼마만큼을 '위험하다'고 판단할지 기준은 국회의원들이 정하기에 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사용한 기준은 '금융지주회사법'에 있는 기준을 준용한 것으로 가장 타당하고 상식적인 기준"이라며 "하지만 삼성금융그룹의 삼성전자 지분 처분을 통해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려는 의원들이 있는 만큼 속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자본비율이 가장 낮은 그룹은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 125.3%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한 '다단계 출자'로 인해 중복 자본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차금융그룹 자본비율은 141.5%, 한화금융그룹은 156.9%로 나타났다. DB금융그룹(167.2%), 롯데금융그룹(168.2%), 교보금융그룹(210.4%)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자본비율을 기록했다.
이동엽 금융위 감독제도팀장은 "이는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한 수치로, 적용 과정에서 이보다 수치가 오르고 그룹 간 순위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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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