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많이 빌린 대기업도 주채권은행에서 재무구조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대기업은 국내 법인뿐만 아니라 국외 계열사 경영 실적까지 포함해 재무 상태를 평가받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하반기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을 '금융회사 총신용공여액'에서 회사채와 CP 등 시장성 차입을 포함한 '총차입금'으로 바꾼다고 4일 밝혔다. 금감원은 매년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사에서 빌린 돈이 많은 기업을 '주채무계열'로 정해 관리한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우선 은행업 감독규정과 관련 세칙을 바꿔 주채무계열 선정 때 시장성 차입을 포함하기로 했다. 총차입금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0.1% 이상이면서 은행권 신용공여가 전체 은행 기업신용공여 대비 0.075% 이상이면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금융당국이 주채무계열 제도 개선에 나선 이유는 현 제도가 대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해서다. 그동안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은 대출과 지급보증 등 금융사에서 빌린 돈에 한정됐고, 자본시장에서 빌린 돈을 포함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CP로 자금을 조달해 주채무계열에서 빠진 동양그룹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 주채무계열이 금융사에서 빌린 돈 대비 회사채·CP 비중은 2010년 말 40.7%에서 지난해 말 68.2%로 크게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또 기업의 국외 계열사까지 포함한 '연결재무제표'로 주채무계열 평가 기준을 바꾼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기업의 전체 계열사 중 국외 계열사 비중은 2008년 말 59.0%에서 올해 4월 말 73.9%로 증가했다.
주채권은행의 관리 역할도 강화한다. 앞으로 주채권은행이 주채무계열 기업 정보를 모아 검증할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 주채무계열 기업그룹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을 때 빚 감축뿐만 아니라 사업계획과 경영전략 등을 반영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조성민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부채가 많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신용공여액 1조5745억원 이상인 30개 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동원과 현대상선이 올해 새로 편입했고 지난해 포함됐던 한국타이어, 장금상선, 한진중공업은 제외됐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