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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5월 27일(09: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풍부한 유동자금에 힘입어 흥행 행렬을 이어온 기업공개(IPO) 시장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참여한 회사마다 엇갈린 성적표를 받기 시작해서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자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스닥에 입성한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상장 후 이튿날 종가는 1만1450원이었다. 이는 공모가(4500원) 대비 약 2.5배 높은 수준이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이달 초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866대1의 경쟁률을 거두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3600~4000원) 이상인 4500원으로 확정했다. 전체 참여 기관 중 88%가 희망 공모가 상단 이상을 제시했다.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27.8%에 달했다.
상장한 벤처캐피탈(VC)들의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흥행은 이변으로 평가된다.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공모가를 책정한 것이 비결로 꼽힌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주가수익비율(PER) 18배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산정했으며, 할인율도 높게(45.25~50.72%) 적용했다. VC 주가가 절정일 때 상장한 린드먼아시아의 PER이 36배, 할인율이 20.4~27.6%였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행보다.
시장 관계자는 "대규모 펀드 조성을 위한 공모여서 밸류에이션 욕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라며 "향후 상승 여력이 많지 않은 업종임에도 합리적인 공모가로 많은 투자자들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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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기간 동안 코넥스 시장에서 수젠텍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던 게 원인이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공모주를 청약할 유인이 없었던 것이다. 최근 상장한 일본 기업 SNK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하회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5월 둘째주 연달아 진행된 두 기업의 공모 결과를 시장에선 어떻게 바라볼까. 공모주 투자자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많다. 넘치는 시장 유동성의 수혜를 보기엔 더이상 어렵다는 얘기다.
향후 기업들의 공모 일정이 촘촘히 짜여져 있는 상황도 이 같은 예측에 힘을 실어준다. 올 1~2월 3개에 그쳤던 상장예비심사 청구 기업수(스팩 및 재상장 제외)는 3월부터 30개를 훌쩍 넘었다. 특히 3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만 25곳에 달한다. 공모주 투자자 입장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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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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