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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달 말 일반분양이 진행될 예정이었던 래미안 라클래시는 6월 중순 이후로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현재 분양 예정가는 물론 견본주택 오픈 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말 서초구 서초동에 분양한 '래미안 리더스원' 역시 HUG와의 분양가 줄다리기 때문에 당초 예정보다 분양이 6개월 이상 지연된 적이 있다. 최근 청약 상담을 한 인근 주민은 "삼성동에 래미안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청약이 또 지연된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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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지의 분양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분양가 수준에 대한 조합과 HUG 측 눈높이 차이 때문이다. 당초 이 단지는 지난해 5월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HUG의 분양가 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올해로 일정을 미뤘다.
HUG는 과거 1년 이내 같은 자치구에서 입지·가구 수·브랜드 등이 유사한 분양이 있었을 경우 해당 분양가의 100% 이하로 분양가를 책정해야 분양보증을 해 주고 있다. 1년 이내 분양이 없으면 주변 시세의 110% 이내에서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 래미안 라클래시는 지난해 3월 같은 강남구에서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동 개포8단지 재건축)가 3.3㎡당 4160만원에 분양했기 때문에 분양가를 더 높이기 위해 1년이 경과할 때까지 기다리며 분양을 미룬 것이다.
그런데 HUG 측이 최근 조합과 분양가 협의 과정에서 올해 4월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일원동 일원대우 재건축)를 새 기준으로 삼아 같은 수준의 분양가를 산정하라고 요청하면서 다시 협상이 꼬였다.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569만원 수준으로 이달 초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한 방배그랑자이(3.3㎡당 4687만원)보다 낮다.
상아2차 재건축 조합 측은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분양가가 최소 3.3㎡당 470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동에 입주한 신축 단지인 삼성센트럴아이파크의 경우 시세가 3.3㎡당 6000만원이 넘는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홍승권 상아2차 재건축 조합장은 "HUG가 지역별 입지 요건과 시세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내부 규정에 맞출 것을 강요하면서 사실상 협의가 중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HUG의 분양가 심의 기준이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애매하다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최근 강북 미아동에서 분양한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의 경우 당초 HUG는 조합 측에 3.3㎡당 1700만원대 분양가를 제시했다. 같은 성북구 장위동에서 기분양한 '꿈의숲 아이파크'가 3.3㎡당 1700만원대에 분양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장위동과 길음동은 생활권도 다를뿐더러 시세 수준도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조합은 이에 반대했다. HUG는 결국 이후 주변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3.3㎡당 2280만원으로 변경해 승인했다. 당초 제시안보다 500만원 가까이 올린 셈이다. 이 같은 전례 때문에 상아2차 재건축 조합도 분양가 상향 조정을 요구했지만 HUG 측 반대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서울 재건축 시세 반등에 다시 정부가 HUG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 통제에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