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걸으면 보험료 깎아주고 안전운전하면 12% 추가할인

AIA생명 고객인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많이 걸을수록 보험료를 할인받는 '건강 증진형 상품'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AIA생명이 개발한 '바이탈리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매주 정해진 걸음 수를 채우고 포인트를 쌓는다. 포인트가 일정 점수 이상이면 보험료를 최대 10% 할인받을 수 있다. 보험료 할인 외에 SK텔레콤 통신비 할인이나 파리바게뜨 커피 쿠폰, 11번가 쇼핑몰 할인 쿠폰 등은 덤이다. 보험사도 가입자 건강을 관리하며 사고 위험을 줄여 손해율을 낮출 수 있다.
보험회사들이 보험과 기술을 결합한 '인슈어테크(InsurTech)'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고객 건강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회사 인슈어테크 활용 현황'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IoT를 활용한 '건강 증진형 보험'과 '운전 습관 연계 보험' 상품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AIA생명과 흥국생명은 모바일 앱으로 하루 걸음 수를 측정해 일정 기준을 넘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흥국생명은 하루 평균 걸음 수가 7000보 이상이면 보험료 7%를, 1만보 이상이면 10%를 6개월마다 되돌려준다.
운전 습관을 분석해 안전 운전을 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도 내놨다. DB손해보험, 삼성화재, KB손해보험은 통신사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안전 운전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보험료를 5~10% 할인해준다. 현대해상은 '블루링크'라는 텔레매틱스(스마트폰으로 GPS·주행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기술) 장치를 통해 주행거리와 급가속·급제동·급출발 등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분석한다. 장치를 설치한 차량에 보험료 7%를 우선 할인해주고, 안전 운전 요건을 충족하면 5%를 추가로 깎아준다.
고객 신용정보와 소비 패턴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한다. 예컨대 같은 연령·직업·소득 그룹을 분류해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준다. 고객뿐 아니라 모집인의 불완전판매율과 근무기간, 보험 종류와 가입 금액 등을 분석해 신규 계약의 사고 발생 위험도 예측한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