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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전 세계 금융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유지·강화될 수 있었던 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조기 종료 선언과 중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 정책에 이은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행진,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이 궁극적으로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그 결과, 전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의 위험과 변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은 역사적 저점 근처에 도달했다.
이에 반해 전 세계 펀더멘털 환경은 위험자산 가격이 오른 만큼 개선되지 못했다. 오히려 연초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평균 기준, 전 세계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만 보더라도 작년 말 3.08%에서 지난 10일 2.93%로 하향 조정됐다. 신흥국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같은 기간 5.11%에서 5.04%로 내려왔다.
결국 연초부터 최근까지 글로벌 펀더멘털과 위험자산 간 괴리가 확대돼 온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책 동력과 이로 인한 경기 회복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된 위험자산의 현재 수준이다. 즉, 펀더멘털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위험자산의 강세는 제한적일 것이고, 펀더멘털 개선이 부진하다면 위험자산은 충격을 받고 하락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장기나 체스 게임에서 말하는 외통수, 체크메이트에 걸린 상황이다.
외통수는 장기나 체스 게임에서 어떤 수를 써도 패배를 피할 수 없는 형국을 일컫는다.
만약 향후 경제지표나 주요 이슈가 시장의 기대 이상으로 나온다면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환호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맞물려 그동안 글로벌 증시의 상승을 견인해왔던 정책 후퇴에 대한 우려감을 갖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위험자산의 추가적 상승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의 경계심리 강도에 따라 위험자산이 약세 반전할 가능성도 높다.
반면 경제지표나 중요 회의·이슈에 대한 결과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면 당연히 위험자산에는 충격이 올 것이다. 정책 동력과 이슈의 긍정적 영향력, 그리고 이에 기반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까지 글로벌 금융 시장과 위험자산 가격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분쟁의 재점화는 글로벌 펀더멘털 환경에 하향 위험 확대라는 변수를 상수로 만들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시나리오별 예상을 보면 향후 중국은 6% 성장을 위협받을
지금은 글로벌 위험자산 비중 축소, 안전자산 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한 때다. 단기 변동이 아닌 추세 변화를 예상한다.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는 달러와 채권, 금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