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2018년 한 해 동안의 카드대출 연체율 상승폭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카드론·현금서비스 연체율은 2.44%로, 2017년 말(2.28%)에 비해 1년 동안 0.16%포인트 늘었다. 올해 들어 연체율 상승폭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카드론·현금서비스 연체율(2.61%)은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과거 발표한 연간 카드사 건전성 지표를 보면 카드대출 연체율은 2013년 2.71%를 기록한 뒤 2014년 2.54%로 하락했다. 그 이후 2017년 말까지 2.2%대를 유지해왔다.
연체율 급증은 경기 악화와 맞물려 있다. 최근 들어 바닥 경기가 침체되면서 카드대출 등 2금융권 의존도가 높은 자영업자, 저소득층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명식 상명대 교수는 "최근 카드대출 연체율 상승 추세는 방치하면 심각한 수준으로 문제가 커질 수도 있다"며 "이 같은 점을 인지하고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단기간의 상승폭 확대가 경고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카드사들은 올해부터 대출 자산을 줄여나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회사들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수익 악화를 보전하기 위해 공격적인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과당 경쟁으로 인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 중 4개사는 올해 1분기 들어서 대출 잔액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연체율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카드론·현금서비스 자산 증가폭을 최소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은 1분기에만 가계대출 자산을 전년 말 대비 8% 수준으로 늘리며 공격적인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구조가 악화돼 높은 금리로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몇몇 카드사들은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저신용자들을 겨냥한 '금리 할인 마케팅'까지 펼쳤다.
일각에서는 카드업계의 대출 과당경쟁과 건전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가계대출 총량제 감독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17년 도입된 가계대출 총량 규제는 카드사 가계대출 잔액 증가폭을 전년 말 대비 7%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그러나 연말에만 전년 대비 7% 증가 기준을 맞추면 되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1·2·3분기에 대출을 대폭 늘린 뒤 4분기에 총량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말에만 7%를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