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집단대출 억제하고 자영업대출 증가율 22.5% 제한

정부가 오는 13일부터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집단대출 취급 조건을 강화한다. 또 상호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율을 올해 22.5%로, 이 가운데 부동산·임대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을 25% 수준으로 관리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제2금융권 가계·개인사업자대출 관계기관 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우선 예대율 규제(80~100%)를 충족하지 못하는 신협의 집단대출 취급을 금지한다. 동일 사업장에 500억원 이상 대출을 못하도록 제한한다. 또 시공사 신용등급이 'BBB' 이상이어야 한다. 집단대출은 아파트를 분양하거나 재건축·재개발할 때 이주비나 중도금 등을 개별 심사 없이 일괄적으로 내주는 대출이다.
새마을금고는 집단대출을 재개해주는 대신 더욱 엄격한 조건을 제시했다. 우선 전체 새마을금고 총대출 대비 집단대출 비중을 지난달 기준인 7.4% 안쪽으로 관리한다. 개별 새마을금고는 집단대출 비중이 대출 총액의 10%를 넘어선 안 된다. 시공사 신용등급은 신협보다 높은 A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앞서 정부는 은행권 가계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리자 2017년 4월 특히 증가 속도가 빨랐던 새마을금고 집단대출을 중단시켰다.
신협과 새마을금고 모두 분양률이 수도권 70% 이상, 비수도권 60% 이상인 곳에 대출을 지원할 수 있다. 분양률이 낮은 곳에 섣불리 대출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정부가 엄격한 집단대출 기준을 세운 것은 최근 악화된 부동산 경기가 영세 상호금융 조합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상호금융 전체 집단대출 누적 잔액은 17조4000억원으로 전체 금융권 집단대출 잔액인 135조3000억원의 13% 수준이다. 새마을금고(11조8000억원), 신협(2조8000억원), 농협(2조1000억원), 수협(7000억원) 등 순이다.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 중앙회와 공동 집단대출 상시관리 체계를 만들어 분기별로 현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올해 상호금융권 개인사업자 대출(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을 22.5%로 제시했다. 전년 증가율인 31.9%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췄다. 이미 포화 상태인 시장에 경기 위축까지 겹치면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신협과 농협 등 상호금융권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58조2000억원에 이른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7%에서 올해 25%로 20%포인트 이상 낮출 방침이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