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상장을 준비 중인 리츠(롯데부동산투자회사)에 출자해 국내 유통업계 대표 리츠로 키우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모펀드 MBK가 보유한 홈플러스가 1조7000억원 규모 리츠 상장을 철회하고 신용등급 강등을 경험한 것과 차별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롯데쇼핑은 9일 이사회를 열어 롯데리츠(REITs)에 대한 약 4200억원 규모 현물출자를 결정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롯데리츠에 현물출자해 롯데리츠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롯데리츠가 리츠 영업을 본격 영위하기 위한 첫 번째 자산 취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서울 강남구 도곡로 401)은 강남권 노른자 입지에 있는 핵심 부동산 자산으로 꼽히는 만큼 롯데쇼핑이 국내 대표 리테일 리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리츠 운영을 맡은 롯데AMC(대표 이광영)는 지난 3월 26일 국토교통부 본인가를 얻어 설립됐고 4월 9일 롯데리츠에 대한 영업인가를 국토부에 신청한 상태다. 앞으로 리츠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롯데쇼핑의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에 진출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일 롯데지주는 롯데AMC에 10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롯데리츠는 기존 리츠에 비해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롯데그룹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해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에 주로 설립됐던 '기간 한정형 사모리츠'가 아니라 '영속형 공모상장리츠'를 목표로 해 국내 리츠 시장이 발전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실제로 리츠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대표적 대형 유통그룹 이온(AEON)그룹이 2012년 이온 리츠(AEON REITs)를 설립해 앵커 투자자로 참여했고, 이온 리츠는 2013년 11월 일본 리츠 시장에 상장된 후 지속적인 부동산 자산 개발과 투자, 이온그룹과 시너지를 내며 성장했다.
리츠란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다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개인투자자가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관리가 용이하고 과세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우량한 자산에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리츠는 결산 시 주주에게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투자기구로 꼽힌다.
한편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1% 감소했다. 온·오프라인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소비 경기가 부진한 여건 속에서도 1분기 당기순이익 1092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해 주목된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