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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6% 하락한 데 이어 7일(현지시간) 미국 3대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올해 들어 최고의 낙폭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전일 대비 1.65%, 나스닥지수가 1.96%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율을 다시 25%로 올리겠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린 후 중국이 류허 부총리의 방미 일정을 하루 미루며 반발하자 양국 간 관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다. 일명 '월가공포지수'라고 불리는 VIX지수(S&P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는 이틀 사이 50% 급등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수익률이 고공 행진한 미국과 중국 펀드 수익률도 당분간은 소폭 조정될 전망이다. 미·중 펀드는 양국 간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고개를 들면서 올해 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해 주요국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펀드는 연초 대비 23.80%, 미국 펀드는 19.37% 올랐다.
중국 펀드는 최근 한 달 새 4.88% 하락했는데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지거나 보합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도 커졌다. TIGER차이나CSI300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35.49%였으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3.63%를 기록하는 등 수익률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하향 조정이 시작된 미·중 증시는 S&P 500지수, 상하이종합지수 모두 2800선이 지지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이 한창 고조될 때 증시 밸류에이션 수준이기도 하다. 이럴 경우 현재보다 수익률이 3~4% 정도 더 떨어질 수 있다. 또 지난 7일 중국 상하이지수가 2911.62, S&P 500지수가 2884.05로 마감된 점을 감안하면 중국 펀드 수익률의 추가 하락 폭이 미국 펀드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미·중 간 협상 파기가 현실화하지 않는 한 지난해 9월 3차 고관세 부과 시점 지수 레벨이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인 상하이지수 2800선이 기술적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800선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120일 이동평균선이기도 하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S&P 500지수 PER는 16.6배인데 작년 3분기에 16.13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에서 3% 더 내린 2800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며 "무역분쟁이 확전되면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미·중 양국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예정대로 관세율이 인상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낮아지고 소비자 물가는 높아진다"면서 "물가 상승으로 미 연준이 금리에 대해서도 취할 수 있는 입장이 좁아져 증시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주 초 시장에서 무역협상 해소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양국의 경제 의존성을 감안하면 무역분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지난주 미국 경제지표 발표를 보면 내구재 판매가 여전히 부진해 경기 상승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미국 경제에 부담을
지난 6일 상하이지수가 급락한 후 7~8일 양일간 추가 낙폭이 줄었고,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나 위안화 가치도 안정되고 있다는 게 희망적이다. 전 연구원은 "과도한 비관론에 동참하기보다는 향후 진행될 고위급 협상 과정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