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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향후에도 협상 방향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협상 가닥이 잡힐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많았다. 코스피 2200선 역시 미·중 협상이 긍정적으로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코스피를 관망하며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33포인트(0.88%) 떨어진 2176.99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중국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보였던 조선·기계업종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이날 KRX 기계장비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1% 떨어진 504.04로 거래를 마쳤다. KRX 반도체지수 역시 1.74% 하락했으며 에너지화학과 운송, 건설, 철강 등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KRX 업종지수는 해당 업종의 주요 종목을 비중으로 나눠 편입한 지수로 KRX 기계장비지수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와 두산밥캣, 두산인프라코어 등 건설기계 회사가 포함돼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중국 증시는 일시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 증시는 어린이날 대체휴무로 피해간 측면이 있다. 중국 장 마감 이후 미국 시장이 냉정을 찾으며 진정됐다"면서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기계장비나 반도체는 반작용으로 인해 하락 폭이 컸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협상 진행 방향에 따라 코스피가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기존에 경고한 대로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투자심리가 약해질 뿐 아니라 한국 기업의 수출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난해 10월 겪었던 하락장 수준으로 증시가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미 한 차례 하락장을 겪어본 경험이 쌓인 데다 당시에 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태도가 우호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협상 무산은 양국이 모두 바라지 않는 결과인 만큼 결국에는 미국과 중국이 의견을 모을 것이라는 이유도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는 대중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코스피 2000선이 깨진 원인으로 무역전쟁과 연준의 금리 인상 두 가지를 주로 꼽는다"며 "통화정책은 우호적으로 돌아선 만큼 이번 이슈로 코스피가 2000까지 밀리지는 않겠지만 2100 초반까지는 하락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조 센터장 역시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슈를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는 있다. 그러나 파국으로 가는 건 양쪽이 모두 원치 않는 결과"라며 "지난번 하락장에서 시장이 학습한 게 있다. 코스피도 협상 결과에 따라 충격은 있을 수 있으나 2150선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외국인은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823억원을 순매수했다. 6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이 기간 순매수액만 약 7000억원이다. 최근 한 달간 순매수액은 2조원
반면 기관은 대거 물량을 쏟아내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관은 4787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3월 22일 하루 동안 5618억원을 팔아치운 이후 최대 규모다. 금융투자 부문에서 4992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금융투자는 증권사와 운용사 등 계정을 묶은 투자 주체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