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영국 로이즈 캐노피우스 본사에서 열린 삼성화재·캐노피우스 파트너십 계약 체결 후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왼쪽)과 마이클 왓슨 캐노피우스 회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화재] |
삼성화재가 6일 영국 로이즈 캐노피우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포튜나탑코 유한회사에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를 투자해 전략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이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캐노피우스 본사를 방문해 마이클 왓슨 캐노피우스 회장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에 서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일반인에게 '로이즈 보험'으로 알려져 있는 로이즈 시장은 런던을 중심으로 테러·납치·예술품·전쟁·신체·공연 등 고도의 특화된 위험을 인수하는 글로벌 보험 중개 시장이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을 하는데 이에 대한 보험이 필요하면 해당 내용이 로이즈 시장으로 향한다. 로이즈 시장에서 일하는 브로커가 시장 참여 보험사들을 접촉해 공연 보험 인수 여부를 타진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요율 등 세부 내역을 결정한 뒤 위험이 작다고 생각하는 보험사들은 해당 보험을 인수하고, 기상 악화나 테러 위협 등으로 공연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보험사는 빠지는 형태로 보험 가입이 마무리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로이즈 시장에 참여하는 보험사는 55곳이고 이들이 보험 인수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회사인 신디케이트는 92개에 달한다. 삼성화재가 이번에 투자한 캐노피우스는 업계 10위 정도인데, 지난달 미국 보험사인 암트러스트의 로이즈 사업 부문 인수 계약을 체결해 2020년에는 업계 5위권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가 로이즈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곳이 가진 방대한 포트폴리오와 네트워크 등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이즈는 200여 개국에서 보험을 인수하고 3300여 개 판매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로이즈 시장을 통하면 신규 인프라스트럭처나 투자 없이도 전 세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원수보험뿐만 아니라 재보험을 동시에 인수하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테러와 인공위성, 연예인·전문인 배상 등 특종보험이 전체 거래액 중 69% 정도이고 나머지는 자연재해 등에 대한 재보험이다. 특종보험은 재물·해상 등 전통적인 상품에서 담보하지 않는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으로 최근 보험업계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하는 분야다.
또 삼성화재는 로이즈 시장 진출을 통해 이곳이 보유한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 데이터 등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로이즈 시장은 설립된 지 330년이 넘는 곳으로 전 세계 모든 보험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 보험시장 정보가 실시간으로 집결되기 때문에 신규 사업 전략에 필요한 정보 습득에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삼성화재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대의 해외 투자 방식과 맥을 같이한다. 외국 기업에 투자해 이들을 무리하게 삼성 식으로 바꿔놓기보다는 이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