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그리고 한국의 시중은행장들이 내달 일제히 남태평양 피지섬으로 향한다.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 및 '아시아 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등 굵직한 금융 이벤트가 내달 2일부터 연이어 피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30일 각 기관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는 30일 피지로 출국한다. 2일 피지 난디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와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이 참석하는 이번 '제 22차 아세안+3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협정문 개정이 이뤄진다. CMIM은 지난 2000년 아세안 10개국, 한·중·일 3국이 역내 국가에서 금융위기 발생 때 빚어질 수 있는 외환 유동성 부족에 대비해 마련한 다자간 통화스와프다.
이번 협정문이 개정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연계해서 제공되는 자금의 지원기한이 없어지고, 자금지원의 대가로 제시되는 정책조건은 확대돼 아시아 금융안정망이 한 층 강화할 예정이다. 기존 IMF 연계자금은 위기해결용 자금인출의 경우 만기가 1년이고, 2회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개정되면 연장 횟수와 지원 기한이 폐지된다. 또, 위기예방용 지원제도(PL·Precautionary Line) 외에 위기해결용 지원제도(SF·Stability Facility)에도 신용공여 조건을 부과할 수 있도록 개정된다. 신용공여 조건이란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가로 해당국에 제시되는 경제·금융 분야의 정책조건을 의미한다. 이강원 한국은행 국제협력국 팀장은 "아시아 지역의 역내 경제·금융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태국에서 발생했던 외환위기가 말레이시아 등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염된 적이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역내 위기 전염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두사람은 또 '한·중·일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해 최근 한중일 금융동향 및 주요 리스크 요인과 역내 금융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한편, 이주열 총재는 ADB 연차총회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홍남기 경제 부총리와 시중 은행장들이 대거 ADB 연차총회로 향한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등 시중은행장들이 올해 ADB에 참석한다. 국책 금융기관장인 은성수 수출입은행장과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현안이 많은 이동걸
[피지 난디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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