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매일경제신문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비은행 부문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신한금융이 당기순이익 9184억원 중 40.6%에 달하는 3731억원을 비은행 자회사에서 거둬 비중과 잔액 모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외에 카드·금융투자·생명·자산운용 등이 그만큼 실적에 기여했다는 의미다. 또 비이자이익은 8217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의 전통적인 수입원인 '이자 장사' 외에 자산관리·증권대행·투자금융 등에서 영업이익 비중을 높였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8457억원으로 2위에 그친 KB금융은 이자이익이 2조2521억원으로 신한금융의 1조9079억원보다 3442억원 앞섰지만, 비이자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4.2% 줄어든 6127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비은행이익 또한 2729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32.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등 적극적인 비은행 부문 M&A와 계열사 간 유기적인 매트릭스 조직을 활용한 '원신한(One Shinhan)' 전략 효과가 이번 실적에서 수치로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GIB(글로벌&그룹 IB) 부문은 은행·금융투자·생명·카드·캐피털 등 주요 계열사의 관련 업무를 통합해 시너지를 내는데, 전년 동기 대비 82% 급증한 172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17일에는 아시아신탁 인수를 금융당국에서 최종 승인받았다"며 "향후 리츠운용·GIB와 협업을 통해 부동산 종합서비스로 비은행 사업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한과 KB금융 모두 개인고객 비중이 높은 자산관리(WM) 분야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 수치가 하락하며 숙제를 남겼다. 두 회사의 펀드 판매 등 증권대행 수수료 수익은 올 1분기에 각각 495억원, 34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40% 내외 급감했다.
한 금융지주 재무 담당자는 "지난해 주식 시장이 몇 차례 조정을 겪으면서 금융그룹 내 투자증권 자회사의 운용자금 손실이 커졌다"며 "아직 운용인력과 시스템이 미비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계속 정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WM 담당 임원은 "은행마다 자산관리 외형을 키울 것인지 투자수익률을 높일 것인지 목표가 조금씩 다르다"며 "투자에 집중했던 은행들은 1분기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주사 전환 직후 하나금융을 제치고 순이익 기준 3위로 올라선 우리금융은 수익원 다변화의 숙제와 기대감을 동시에 남겼다. 올해 1월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과 국제자산신탁 인수를 앞두고 있는 등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은행에 이익의 전부를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지주사 설립 비용 등을 반영한 우리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은 5686억원이었던 반면, 우리은행은 53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체 그룹 순이익의 대부분인 94.5%를 차지했다.
하나금융도 1분기 순이익 5560억원 중 비은행 자회사의 기여도는 14% 수준으로 낮았다. 하나금융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한 6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당장 수치는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과 저축은행을,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