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업계와 동작구에 따르면 지난 15일 동작구 본동 주민들은 동작구청을 항의 방문해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재개발 추진을 요구했다. 동작구청은 당초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 올 초 국토교통부에 본동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해 놨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결국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항의 방문에 참여한 본동의 한 주민은 "낡은 벽에 페인트나 칠하는 도시재생사업은 막대한 공적자금 낭비에 불과하다"며 "입지가 좋은 본동 지역을 적극 재개발해서 주민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작구 본동은 지하철 9호선 노들역 인근으로 강남 접근성이 좋고 한강변에 자리 잡아 입지가 좋은 편이다. 인근 흑석동은 뉴타운 구역으로 지정돼 현재 재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본동 11 일대인 본동6구역은 뛰어난 입지에도 불구하고 한강변 층수 규제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져 구역 지정 이후 오랜 기간 사업 진척이 더뎠다. 결국 지난해 10월 주택재개발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됐다. 이에 서울시는 지역 주민들에게 동의를 얻어 주거환경관리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 등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본동 주민들이 주거환경 개선 효과가 미미한 도시재생사업 대신 재개발 재추진을 강력히 희망하면서 사업지 지정 신청을 취소한 것. 동작구 관계자는 "도시재생 대신 재개발을 강력히 원하는 주민들 때문에 일단 추진을 보류하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먼저 충분히 들어보고 도시재생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인근 흑석동의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고층 아파트 타운으로 변모해 가는 것을 지켜본 주민들이 재개발을 쉽게 포기할 리 없다"고 말했다. 본동 외에도 수도권 재개발 지역에서 해제된 뒤 도시재생 사업지역으로 변경 지정된 곳들에선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현재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성남시 태평 2·4동도 도시재생 반대 청원서 및 재개발 동의서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일정 기간 사업 추진 움직임이 없으면 구역 지정을 해제하는 일몰제를 일괄 적용해 내년 3월이면 38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서울시가 재개발 구역 지정을 대규모 해제하면서 수년 후 주택 공급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오랜 기간 사업을 준비해 온 주민들의 노력을 고려해 사업 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