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주)두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한 1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9만11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두산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큰 실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9일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 공청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과거와 달리 주요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직접 언급했다"며 "이달 1일부터 수소 연료전지 핵심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개별소비세 인하와 수입부과금 전액 환급이 시행되고, 다음달에는 연료전지 전용 LNG 요금제가 신설되는 등 수소 에너지 활성화 정책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5일 (주)두산은 10월 연료전지사업 부문과 소재사업 부문을 각각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는 각각 '두산퓨얼셀'(가칭)과 '두산솔루스'(가칭)로 독자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되며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분할 비율은 (주)두산 90.6%, 두산솔루스 3.3%, 두산퓨얼셀 6.1%다. 두산이 자기주식 보통주 18.1%를 보유해 인적분할 과정에서 분할 신설법인에도 신주가 배정돼 신설 회사 지분을 18.1%씩 보유하게 된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사업을 주로 하며, 두산솔루스는 전지박, 동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전자소재와 화장품이나 의약품에 사용되는 바이오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두산 존속법인은 기존의 전자(CCL)사업, 산업차량, 유통(면세점 및 두타)사업을 가져간다.
이에 따라 분할 후 두산퓨얼셀이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의 핵심 수혜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두산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주)두산이 인적분할을 발표한 다음날 주가가 8% 넘게 오른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두산솔루스로 신설될 소재바이오사업 부문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803억원, 영업이익 145억원, 순이익 98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연료전지사업 부문(두산퓨얼셀)도 별도 기준 매출액 3243억원, 영업이익 104억원, 순이익 36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현저하게 저평가됐다는 것이 증권업계 평가다. 이번 인적분할로 출자 구조상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로부터 독립하면서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주)두산 시가총액 2조2000억원 기준 분할비율로 배분된 신설법인 시가총액은 두산솔루스 약 732억원, 듀산퓨얼셀 약 1329억원으로 판단된다"며 "(주)두산은 이번 분할을 통해 그동안 전반적인 그룹의 재무리스크 우려 아래 할인 평가되던 자체사업의 적정 가치에 대해 재평가받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적자였던 순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3사 이상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주)두산 매출액은 18조8713억원, 영업이익은 1조3377억원으로 각각 3.8%, 10%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 신설회사 모두 미래사업으로 각광받는 사업이고 초기 단계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주)두산 자회사인 두산중공업(두산이 보통주 33.79% 보유)과 손자회사인 두산건설(두산중공업이 보통주 46.17% 보유)이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한국신용평가가 2월 (주)두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A-)을 하향 검토에 등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 신설회사가 그룹 내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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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