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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익 전망치 변화에 따른 증시 영향은 상·하향 조정 여부보다 변화의 강도가 중요하다.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가 이익수정비율이다. 최근 급락한 이익수정비율은 이제 더 이상 악화되기 어려운 변곡점 부근에 있다. 얼마 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결과는 어닝쇼크였지만 예상치 대비 달성률은 지난해 4분기 79%에서 87%로 상승했다. 쇼크의 강도가 완화된 것이다.
환율 상승이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금융위기 이전 원·달러 환율과 주가 간 관계는 확실한 역의 관계를 보였다. 대체로 환율은 글로벌 경기가 좋을 때 하락하고, 나쁠 때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보다 물가와 교역 비중을 반영한 실질실효환율이 보다 주가 설명력이 높다. 글로벌 성장률의 레벨이 낮아지고 변동성이 줄면서 가격경쟁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 증시 수익률이 양호했던 구간은 실질실효환율의 하락 전환 시기와 일치한다. 그런데 높았던 실질실효환율이 지난해 말부터 하락하고 있다. 원화가치 고평가가 완화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실질실효환율은 2010년 기준 100으로 제공되는데, 한국은 지난해 말 115에서 최근 111이 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금은 원·달러 환율이 완만하게 오르고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하는 점이 향후 증시 이익 개선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이다. 수출주 중에서 IT와 소재는 제품 가격과 수급에 민감하지만, 자동차는 여전히 환율에 민감하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투자전략 관점에서 미국 기준금리 동결 구간의 특징을 활용하자는 또 다른 아이디어도 있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유지했던 국면은 이전까지 총 세 차례였으며, 기간은 29개월이다. 이 기간 다양한 지표 변화가 있었지만, 결과로서 눈에 띄는 것은 선진국보다 신흥국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최근 글로벌 주식자금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망을 반영한 흐
적어도 3분기까지 미국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에 있어서도 신흥국 경기에 민감한 업종에 대해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2분기 조선·철강 업종을 톱픽으로 제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들 업종은 시기적으로도 이익 사이클이 저점을 지나고 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