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에서 내부회계관리 검토의견 비적정 기업은 지난해 21개에서 올해 36개로 늘었다. 스킨앤스킨은 이날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등을 사유로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됐다. 스킨앤스킨이 지난 11일 거래소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서 2018년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은 모두 마감됐다. '감사'가 회사 재무제표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제대로 작성됐는가를 외부감사인이 살피는 것이라면, '내부회계관리 검토'는 회계 시스템 등 내부 통제장치를 들여다보는 업무다. 아울러 감사 보고서 비적정 의견과 내부회계관리 검토 비적정 의견은 별개다. 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았더라도 내부회계관리 검토 비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를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주식 매매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년 연속 내부회계관리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이 제도는 지난해 4월 도입됐는데 코스닥 상장사 엘앤케이바이오메드가 이 규정을 처음 적용받게 됐다. 이 회사는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2년 연속 내부회계 비적정을 사유로 1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결정을 받았다. 거래소는 다음달 3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가 회사 회계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데 기여한 사례도 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9일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이 회사는 전기오류 사항을 포함한 수익인식 기준, 지배력 및 유의적 영향력에 대한 검토, 금융상품 공정가치 평가 등과 관련해 충분한 통제 절차를 설계·운영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미비점으로 인해 2017 회계연도에 재무제표를 재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차바이오텍은 회사 회계 시스템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최상필 차바이오텍 IR공시팀장은 "회계 관련 인적·시스템을 쇄신하겠다"며 "이를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개선하고 있으며, 회계전문가도 채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IFRS에 따라 작성한 재무제표 신뢰성에 대한 합리적인 확신을 줄 수 있도록 제정한 내부회계관리 규정과 이를 관리·운영하는 조직을 일컫는다. 2005년 도입됐으며 감사인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관한법률(외감법)에 따라 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검토하고 검토 결과에 대한 종합의견을 감사보고서에 첨부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내부회계통제는 선진 회계 시스템의 근간"이라며 "내부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면 불성실 공시와 횡령·배임 등이 줄어들어 회계 투명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정우 효림회계법인 파트너는 "내부통제 시스템은 횡령과 부정 적발이 목적"이라며 "회계·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임의로 재무제표를 조작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내부관리회계제도 검증은 보다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외감법 개정에 따라 올해 사업연도부터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내부회계제도 인증 수준이 '검토'에서 '감사'로 높아진다. 이어 2020년 자산 5000억~2조원, 2022년 1000억~5000억원, 그리고 2023년엔 1000억원 미
내부관리회계 감사 시행을 앞두고 한국거래소는 최근 상장관리부 기업지원서비스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기업지원서비스 TF는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함께 상장사를 상대로 내부회계 관련 컨설팅을 시작했다. 한국거래소가 회계사와 기업을 연결시켜 주고 컨설팅 비용까지 부담해 주는 방식이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