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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격이 급락한 재건축을 중심으로 '반짝' 거래가 일어났지만 급매물이 소진되면 거래는 다시 실종됐다.
수요 자체는 여전하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대출규제, 세금 인상에 공시가의 급격한 견인 등 규제 일변도 정책이 이어지고 박원순 서울시장마저 '강남 재건축 불가론'을 연일 설파하면서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건축의 반짝 거래는 작년 고점에 비해 수억 원씩 떨어져 가격 메리트가 있는 '확실한 한 채'에 대한 수요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1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는 812건으로 일평균 73건 정도로 나타났다. 여전히 거래는 극도로 축소된 상태지만, 1~3월 일일 60건 이하로 거래되던 것보다는 약간 상황이 나아진 것이다. 그러나 같은 달 일평균 거래량으로는 여전히 조사 이래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달에 비해 거래량이 소폭 늘어난 것은 이사철이 도래하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급매물' 거래가 많이 이뤄진 것이 한몫했다. 강남구 대치동 소재 '은마아파트'는 올 들어 15채의 매매거래가 신고됐다. 전체 44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서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강남구 전체에서도 하나의 아파트 단지에서 이 정도 거래가 이뤄진 곳은 은마아파트가 유일하다. 재건축부담금·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 규제 '타깃'인 재건축 거래가 '반짝' 일어난 것은 고점에 비해 크게 떨어진 가격이 큰 원인으로 보인다. 작년 9·13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후 3개월간 이 아파트 전용 76㎡ 실제 거래는 16억~18억5000만원 선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가장 낮게는 14억원, 높아도 15억6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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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는 '강남 재건축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단지 규모가 크고 상징적인 곳이지만 좀처럼 서울시 심의 진도를 빼지 못하고 있다. 1979년 입주한 낡은 4424가구 아파트는 2003년 추진위원회를 설립했지만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합 설립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강남 재건축은 특수성이 있다. 당분간 인허가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6개월 새 3억원 가까이 가격이 떨어지자 급매물을 중심으로 투자 목적 매수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은마보다는 진도가 빠르지만 마찬가지로 서울시 심의의 벽에 막힌 송파구 잠실동 일대 '잠실주공5단지'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올해 들어 10건 남짓한 거래가 신고되고, 거래신고 기한이 아직 남아 등록되지 않은 건까지 하면 십수 건이 거래됐다는 게 공인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얘기다. 잠실 일대 마지막 대규모 한강변 아파트 단지로의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상징성 때문에 급매가 나오자 투자자들이 몰려와 사 갔다는 것. 이 밖에 강남구 개포동의 '남은 재건축' 주공5단지와 6·7단지에서도 수억 원씩 빠진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작년 4분기 수준으로는 가격이 올라오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지다 보니 재건축 급매물이 팔려 나간 것"이라며 "그러나 과거와 같은 이사철 특수 현상은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급매 위주' 거래가 거래절벽 대세 현상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실제 은마아파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