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공시 신용등급이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 자체 신용등급이 있는 유일한 6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오는 25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른바 '무등급 트리거' 발동 가능성이 제기됐다. '무등급 트리거'가 발동되면 아시아나항공은 600억원 상환 여부에 관계없이 자산유동화증권(ABS) 관련 조기 지급 사유 중 하나인 '회사채 등급 하락'과 동일하게 약 1조1000억원의 차입금(미상환 선순위 잔액) 조기 상환에 나서야 하는 만큼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NICE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11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변동 이슈에 대한 나이스신용평가의 의견'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미상환 회사채 만기가 25일자로 도래함에 따라 회사채 유효등급의 소멸 가능성 및 이에 따른 트리거, 이른바 '무등급 트리거' 발동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공시 사모사채(추가 채권) 발행을 통해 유효등급을 유지하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은 ABS 발행 당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조기 상환에 나선다는 내용의 '트리거 조항'을 채택한 바 있다. 신용등급이 소멸되는 것도 신용등급 하락으로 간주해 트리거 조항이 발동된다. 추가 채권 발행 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차입금 조기지급사유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25일 만기인 600억원 규모 회사채 상환 여부에 관계없이 아시아나항공이 추가 채권 발행에 실패하면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신용등급은 소멸되고, '무등급 트리거'가 적용된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만기에 맞춰 1조1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추가 채권 발행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BBB-' 이상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면 조기지급사유 발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조기지급사유의 경우 만기에 맞춰 차입금을 상환하면 되지만 향후 발생하는 매출 등의 현금 흐름을 차입금 상환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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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