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4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였다. 불과 5일 만에 나타난 결과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기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이들 세 종목을 각각 3766억원과 2363억원, 1486억원어치 사들여 세 종목 순매수액만 7615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말 코스피는 2140.67로 마감했으나 지난 5일 종가는 2209.61을 기록했다. 5거래일간 약 3.2% 올랐다. 그사이 코스피는 약 한 달 만에 2200선을 회복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진척되며 국내 증시도 탄력을 받았다. 최근 양국이 대부분의 사항에 합의를 마쳤다는 소식이 나오며 시장의 기대가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협상이 반환점을 지났으며, 4주 안에 협상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상승을 짓눌러온 이슈다. 양국이 협상에 성공한다면 코스피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침체 공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미국의 3개월물 금리와 10년물 금리가 역전됐다. 장단기 금리 차 역전 뒤에는 경기 침체가 온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눌렀다. 그러나 10년물 금리는 다시 3개월물 금리 위로 올라왔다. 최근 발표된 중국과 유럽의 경기 지표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시장에서는 16개월째 하락세를 기록한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2분기 중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역협상 이슈가 가장 영향이 크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나 경기선행지수도 2분기 중 저점을 잡고 올라올 가능성이 커졌다"며 "2분기 중 코스피가 2350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국내 증시 실적 바닥도 2분기를 기점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국내외 펀더멘털 악순환 탈출 시도가 다시 본격화된 것"이라며 "중장기 경기 불안이 남아 있는 만큼 시장은 여전히 하락장이지만 단기 펀더멘털 안도 심리로 추가 상승랠리는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여전히 기업 실적 개선이 가시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주요 반도체 종목은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으나 반도체 예상 바닥 통과 시점도 점차 늦춰지고 있다. 미국 기업 실적도 꺾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1분기 S&P500지수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경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번주 또다시 주식시장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와 중국 수출입 동향 지표를 통해 글로벌 경기 반등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의 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 EU 긴급 정상회담 등 정치적인 이슈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기존 완화적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나 정책 강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달러가치를 더욱 떨어트리는 발언이 나온다면 국내 증시도 반사이익을 기대해 볼 만하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