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 순이익이 13조8000억원에 육박하며 큰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과 가계 소득이 쪼그라든 사이 은행은 큰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들 당기순이익은 13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4% 늘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벌어들이는 이자이익이 40조3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분기당 최고치인 10조5000억원의 이자이익을 벌어들였다. 은행 수익성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도 1.66%로 전년(1.63%)보다 높았다.
반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 사업연도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645개 순이익은 75조원으로 1년 전보다 4.8% 줄어들었다.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기 악화로 수익이 급감한 것이다. 특히 매출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비중 14.9%)를 제외한 상장법인 순이익은 43조원으로 15.4% 감소했다.
이 같은 은행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상당한 보수를 챙겼다. 신한·KB·하나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지난해 총 보수는 17억5300만원으로 금융지주사 회장 중 가장 많았다. 5억원 넘는 임원 보수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받은 보수와 장기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총 86억2700만원을 받았다. 2012년부터 하나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아온 김 회장은 3연임 중이다.
지주사 회장 가운데 연봉 2위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지난해 14억3800만원을 받았다. 2017년 9억2600만원을 받았던 윤 회장은 1년 만에 55% 이상 늘어난 연봉을 받았다. 윤 회장은 2014~2017년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을 지냈다. 이후 현재 회장직만 맡고 있다. 공개된 연봉만 총 36억9400만원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1억4900만원을 받았다. 은행장을 지낸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받은 보수를 합치면 조 회장이 받은 보수는 총 4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봉 규모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지주사 회장 연봉이 많다고 비판할 수 없지만 높은 보수에 맞게 더 많은 책임을 질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