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일 각 금융지주사가 공시한 '2018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개 금융지주사의 2018 회계연도 현금배당액은 총 2조5209억원이다. 전년도 2조3171억원 대비 8.8% 증가했으며 2016년(1조7657억원)과 비교하면 42.8% 급증한 수치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이 7597억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신한금융이 753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5705억원)과 우리금융(4376억원)은 이들보다 적은 금액을 배당에 사용했다.
2017년 대비 배당금을 가장 많이 증액한 지주사는 하나금융으로 증가 폭을 24.4% 늘렸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9.5%, 8.3%를 증액했다. 배당금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하나금융 25.5%, KB금융 24.8%, 신한금융 23.9%, 우리금융 21.5%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의 배당성향은 2017년보다 3%포인트 늘었다. 다만 우리금융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 마련 등의 이유로 2017년보다 2018년 배당성향이 5.2%포인트 감소했다.
금융지주들이 배당금을 늘리는 첫 번째 이유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이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모두 65~70% 수준이다. 이들은 수익을 내부에 유보해 쌓아두지 말고 주주들에게 분배할 것을 요구한다. 게다가 몇 년간 금융지주사 주가가 횡보를 거듭하자 배당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졌다.
지주사들은 "순이익이 증가 폭에 맞춰 배당액도 증가한 것일 뿐"이라며 "무리한 배당금 지급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분위기가 기업들의 배당을 독려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도 올해 배당금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가 배당금 확대를 통해 국민의 소득 증가와 부의 재분배를 실험하는 분위기"라며 "배당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이 너그러워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배당금 증액으로 은행들의 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개입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배당금이 해외로 빠져 나간다는 사실만으로 비난하는 건 무리"라면서 "다만 지주사들이 장기적인 자본계획에 근거해 배당을 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배당 등으로 이익이 빠져 나가면 건전성이 떨어진다. 물론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은 금융지주사들 주주가 외국인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SC제일은행, 씨티은행과 같은 외국계 은행들의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
[김동은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