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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최대 9000억원 규모로 국내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공식 발표할 이번 출자를 통해 프라이빗에쿼티(PE)에 8000억원, 벤처캐피털(VC)에 800억~10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교직원공제회 사상 최대 규모 출자일 것"이라며 "국내 다른 공제회들과 교직원공제회 규모를 비교할 때 역대 공제회 출자 중에서도 최대 규모로 보인다"고 밝혔다.
PE 출자는 라지캡, 미들캡, 스몰캡으로 나뉘어 출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VC는 기존에 활동하는 '일반 VC'와 '루키'로 나뉘어 출자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VC 가운데 활동 역사가 길지 않고 공제회들과의 실적이 없는 '루키 VC'에 투자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며 "출자 규모가 워낙 큰 만큼 PE와 VC들이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조만간 관련 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교직원공제회가 출자하는 9000억원은 국내 주요 기관 가운데 가장 '큰손'으로 분류되는 국민연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국민연금은 최대 1조1200억원을 출자해 국내 사모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 지난해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 자산 규모는 각각 639조원, 34조6099억원이다. 자산 규모에서 18배가량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교직원공제회가 이번 출자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VC 가운데 '루키'에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도 VC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루키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국내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참여자에게 기회를 주고 이들이 경험과 실적을 쌓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국내 공제회가 루키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규모가 워낙 큰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가 9000억원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은 지도부가 교체된 상황에서 지난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직원공제회가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한 것은 2017년 9월 선정 공고(최대 5500억원 규모)를 낸 것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과 사학연금공단 등이 잇따라 블라인드펀드 출자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상황에서도 출자 결정을 하지 않은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운용수익률 4.1%라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이번 출자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차성수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이 지난해 10월 취임하고, 신임 기금운용총괄이사(CIO)에 김호현 이사가 지난
국내 PE 관계자는 "9000억원이라는 규모는 충분히 매력적"이라면서도 "향후 선정·운용 과정에서 정부 정책과 얼마나 연관되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