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규모 상위 10대 증권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총 2만3099명으로 직전 연도 2만2422명에 비해 677명(3.02%) 늘었다.
최근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업무 자동화에 따라 증권사의 인력이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 추산 증권업계 종사자수는 지난 2011년부터 7년 동안 약 8000명이 줄어들었다.
올해 증권업계 종사자수가 소폭 상승한 것은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임직원의 수는 늘었지만 정규직보다는 계약직 고용이 더 많이 이뤄졌다. 정규직은 1만7623명에서 1년 동안 1만7805명으로 182명 늘었다. 같은 기간 계약직은 495명이 늘어 전체 임직원 증가분의 73%를 차지했다.
증권업계의 특성상 계약직 고용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와 계약직으로 근로 계약을 체결한 애널리스트 등이 실적을 쌓아가며 몸값을 올리는 방식으로 이직을 하곤 한다"며 "실적과 연동되는 방식으로 연봉을 구성하기 때문에 고액연봉을 받는 계약직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규직 인력감축 속에서 계약직 임직원 수를 늘렸다는 점에서 고용 안정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로 해당 증권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부문에 계약직 채용이 상당부분 이뤄졌다.
하나금융투자는 1년 동안 정규직 임직원수를 34명 줄이는 반면 계약직은 128명 더 뽑았다. 대신증권은 정규직을 136명 줄이고 계약직을 120명 증원했다.
이 두 증권사는 전 사업부문에서 정규직을 골고루 줄였으나 특히 본사영업·운영·리서치 부문에서 계약직을 많이 채용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17년 해당 사업부문 계약직 근로자수가 286명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372명으로 늘었다. 대신증권은 같은 기준 128명에서 199명으로 1년 사이 계약직을 71명 더 채용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정규직은 40명 늘렸지만 계약직은 이보다 3배 가량 많은 121명을 더 채용했다. 이 외에도 KB증권(86명), 한국투자증권(68명), 신한금융투자(46명) 등이 계약직을 전년 대비 더 뽑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정규직과 계약직 근로자 수 모두 1년 동안 39명, 56명 줄었다.
키움증권은 계약직 근로자는 21명 줄고, 정규직 근로자는 100명이 늘어 1년 동안 10대 증권사 중 가장 정규직을 많이 뽑았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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