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자구계획안 제출 시기를 4월 중순까지 늦추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지난해 산은과 아시아나가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 양해각서(MOU)가 만료되는 이달 6일까지 자구계획안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달 중순까지는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은 급하게 만든 계획안을 받는 것보다 충분한 시간을 고민해 만든 계획안을 받아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산은 관계자는 "MOU가 오는 6일 만료되지만 만료된다고 해서 당장 큰일이 나는 건 아니다"며 "4월 중순까지는 아시아나가 자구안을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니 그때까지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자구안을 받아들일지, 받아들이지 않을지는 산은의 자의적 기준이 아니라 시장 판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시장이 아시아나가 제출한 자구안을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하면 산은도 받아들일 것이고, 시장이 못 믿겠다고 판단하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아시아나 유동성 채무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장의 신뢰가 없으면 아시아나가 지금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기는 어렵다"며 "아시아나는 그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시아나는 은행 등 금융사에서 4000억여 원을 빌렸으며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금융리스부채 등 비금융사에서 3조원가량을 빌려 총 채무는 3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원 정도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운용리스 상환 계획까지 합산한 2019년 상환 금액은 1조7403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신용평가사들은 적정 의견이 나왔음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대응 능력을 주시하면서 '하향 검토' 의견을 유지하는 중"이라며 "자구 노력을 통한 유동성 확보 여부가 아시아나항공 신용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도 신용등급 하향 우려를 확실히 불식시키고 아시아나가 만기가 도래하는 각종 채무를 갚을 수 있는 충분한 현금 확보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국 관계자는 "올해 채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아시아나가 영업활동을 통해 갚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인지, 모자라는 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모두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회사에서 신용등급을 내리지 않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고, 시장 불확실성을 잠재울 대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장성 차입금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산은 등 금융회사가 추가 금융을 제공하기도 어렵다.
금호그룹이 자구책으로 현금을 마련하는 방법
[김동은 기자 /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