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에서 대형과 중소형 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저축은행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중소형 저축은행은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저축은행 부실이 업계 전체로 전이되지 않도록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1조1501억원으로 전년(1조435억원)보다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순이익 중 절반은 총자산 기준 상위 10대 저축은행이 차지했다. SBI·OK·한국투자·유진·페퍼·웰컴·JT친애·OSB·애큐온·모아 등 10대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5137억원으로 전체 중 44.7%에 달했다. 2017년 10대 저축은행 이익점유율인 38%와 비교하면 1년 새 7%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자산 규모로 따져도 쏠림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10대 저축은행 총자산은 31조4920억원으로 79개 저축은행 총자산인 69조5230억원 중 45.3%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업계 빅3로 불리는 SBI·OK·웰컴저축은행이 전체 중 22%를 차지한다.
반면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은 지역 경제 위축과 대면 영업 축소 등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전년보다 순이익 규모가 쪼그라든 곳은 43곳에 달한다. 특히 삼보·대백·대아·대원·DH저축은행 5곳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삼보를 제외한 나머지 4곳은 대구·부산·경북 지역에 기반한 지방 저축은행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 영업 기반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비중이 높아 경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DH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말까지 순이익을 14억원가량 기록했지만 4분기에 15억원 손실을 보면서 적자로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일부 지방 중소 저축은행의 경영 악화가 업계 전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에도 부실 저축은행 몇 곳이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규모별로 영업 규제를 달리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은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자산 1조원 이상은 8%, 1조원 미만은 7%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을 다른 영업 규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