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장정은(32) 와디즈 변호사는 싱그러운 기운을 풍기며 당시를 회상했다. 올해가 변호사일을 시작한 지 7년차로 대부분의 로스쿨 동기들이 로펌에서 어쏘역할을 하는 것과는 달리, 장 변호사는 핀테크 스타트업인 와디즈행을 택했다.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장 변호사는 와디즈에서 3년동안 일하고 있다.
"로펌에서 기업관련 자문 업무를 하면서 와디즈를 클라이언트로 만났다. 당시에는 크라우드펀딩이 법제화도 안됐던 상황이라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나의 경우 JD(법학전문박사)로 금융법을 전공해 관련 분야에 흥미가 있었는데 신혜성 와디즈 대표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도 있었고, 사업 비전에도 공감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 장정은 와디즈 변호사가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기자를 만나 자신의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와디즈] |
"대기업 사내변호사의 경우 워라밸이 좋은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스타트업 사내변호사의 길을 워라밸 측면에서 택하려는 후배들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오히려 해야 하는 일도 많고, 처음 시작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일종의 매뉴얼이 없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이 다 새롭다. 법적 규제와 충돌되는 일도 많다."
실제 최근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변호사 채용'은 하나의 트렌드다. 작은 회사에서 사내변호사 포지션은 크게 할일이 없다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금융당국과 함께 일하고, 규제를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만큼 사내변호사가 해야 할 일은 사내 법무를 넘어 리스크관리까지 폭넓다.
"이른 아침 판교에 위치한 사무실에 출근해 대외적으로 체결되는 계약서 검토와 내부 임직원들의 적법한 업무수행에 필요한 법률자문을 위하여 분주한 오전을 보낸다. 매주 수요일에는 사내동호회 강사로 활동하며 금융 관련 법률지식을 공유한다. 오후에는 현업부서가 안전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점검 및 자문 회의를 진행한다. 퇴근 후에도 핀테크 관련 규제 및 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 유관기관 업무를 하거나 종종 외부 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등 일의 연속이다."
↑ 장정은 와디즈 변호사가 직원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와디즈] |
"P2P금융과 달리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관련 핀테크 회사가 많지 않아 의견을 피력하기가 사실 쉬운 환경은 아니다. 사내 변호사 포지션이지만 '사내'에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국회 토론회 등에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크라우드펀딩업계의 의견을 전하고 있다."
장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자신과 같은 핀테크 스타트업 사내변호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백오피스 업무가 아닌 산업이 성장하는 현장을 누빌 수 있다는 것을 핀테크 스타트업 사내변호사의 최대 매력으로 꼽았다.
"변호사가 핀테크 스타트업에 입사하면 일종의 '1등 기관사'역할을 할 수 있다. 스타트업 대표가 '배의 선장'이라면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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