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회복 수준에 대한 평가 방법 중 하나로 경기와 위험자산 선호도를 보여주는 유가와 금 가격을 확인해 봤다. 지난해 10월 급락 이전과 비교하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최근 상승에도 19% 하락했고, 금 선물가격은 10% 증가했다. 이 또한 객관적인 펀더멘털이 무역분쟁이 본격 반영되기 전보다 못하다는 증거다. 결국 지표와 주가 차이는 유동성과 정책에 대한 기대라고 해석할 수 있다.
유동성 측면에서 관심이 높았던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지난주에 있었다. 올해는 금리 인상이 없다는 신호와 함께 중앙은행의 보유 자산 축소도 9월 말 종료를 선언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완화적인 내용이었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이러한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해왔던 만큼 이제 더 내놓을 카드가 없다거나 경기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타날 수 있다.
1분기 국가별 증시 흐름은 한마디로 지난해와 역의 관계다. 주요 47개 국가 수익률을 보면 지난해 최하위 중국이 올해 1위, 지난해 1위 카타르가 올해 최하위다. 아쉬운 점은 지난해 중국과 동반 부진했던 한국 증시의 상승 강도다. 실제로 코스피와 상하이지수의 상관계수는 지난해 0.91에서 올해 0.45로 낮아졌다. 다만 아직은 디커플링보다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과 경기부양책 등 연초 이슈의 반영으로 평가한다. 신흥 주요국인 대만, 인도, 러시아도 한국과 비슷하거나 부진하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의 회복은 여전히 올해 한국 증시를 좋게 보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최근 6개월을 돌아보면 이슈가 참 많았다. 펀더멘털보다는 이슈를 쫓아다니기 바쁜 환경이었다. 이제는 냉정하게 지표를 점검해볼 시점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증시 하락은 무역분쟁 이전에 먼저 시작된 경기 둔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경기 둔화 사이클은 한국에서 전 세계 평균으로, 그다음은 미국 순으로 분명한 시차를 두고 진행돼왔다. 지표의 저점 또한 한국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증시 내부 흐름을 보면 시세의 연속성이 낮아 지수는 상승했지만 주도주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숫자를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는데, 섹터별 시가총액 비중은 주도주 확인에 도움
[김승현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