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총서 KCGI 제안 안올린다

한진칼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주주총회 의안 상정 가처분신청 인용에 반발해 제기한 항고심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KCGI 측의 주주제안 안건을 제외하기로 했다. 이로써 KCGI의 주주제안을 통한 경영 참여 시도는 무산됐다.
21일 한진칼은 서울고등법원의 항고 인용 결정에 따라 29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조건부 상정한 KCGI 측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에서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법원은 소수 주주가 해당 기업의 주식을 6개월 이전부터 0.5%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상장사 특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봤지만, 항고심에서는 특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KCGI는 감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등 7건의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남은 한진칼 주총 이슈는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이다. 국민연금은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 해임'을 골자로 한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해둔 상태다. 그러나 정관변경은 출석 주주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해 사실상 주총 통과가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주총 출석 주주 지분율이 80%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체 주주 중 27%가량만 반대해도 해당 안건은 통과가 어렵다. 한진칼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율만 28.7%에 달한다.
다만 조 회장 측근인 석태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두고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