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식, 채권 등 자산운용사의 전통적인 투자 영역을 넘어 벤처투자로 외연을 확장하는 국내 운용사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은 벤처캐피털(VC)의 영역이었지만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에 영역 구분이 희미해지는 모습이다.
2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스타트업 및 벤처 투자 인력 모집에 나섰다. 주력 사업이던 부동산금융업 외에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하겠다고 이달 초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부동산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자산운용사가 벤처기업 투자에 착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화자산운용도 스타트업 투자를 새로운 먹거리로 바라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싱가포르계 VC인 골든게이트벤처스와 손잡고 동남아시아 기술 스타트업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한화자산운용은 "동남아 스타트업들은 미국이나 영국 등과 비교해 자금을 충분히 조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공'을 벗어나 스타트업 투자로 영역을 넓혀 가는 업체가 생겨나는 것은 사업 다각화 필요성 때문이다. 유통시장에서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량 물건을 선점하기 어려워진 데다가 주식시장이 이렇다 할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초기 기업과 발행 시장에서 수익 기회를 찾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유통주식 투자→프리IPO→스타트업 투자 순으로 보폭을 넓혀 간다는 것은 주식 유통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영역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을 대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트업 시장 규모가 상장주식시장 대비 작아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낮다는 분석이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 출시가 어렵다는 점도 펀드운용이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