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기업들의 상장식(式)을 기업들에 보다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꿀 예정이다. 그동안 형식적으로 진행됐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등 활기찬 이벤트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2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따르면 상장식 행사에서 상장기업 대표와 기자들 간 질의응답 코너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딱딱하고 기계적으로 진행됐던 기존 상장식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상장은 앞으로 성장할 기업에 있어서 중요한 이벤트이고, 상장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대표와 직원이 많다는 점에서 뜻깊은 자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기념패를 주고 기념사진을 찍는 의례적이고 공식적인 행사를 자연스럽게 상장기업들이 중심이 되는 잔치 같은 분위기로 바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상장일이 기업 생일 같은 느낌인데 이런 소중한 날을 상장기업들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거래소 측은 상장 첫날 개장 전인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상장식을 진행하고 이후 시세가 나오면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장기업이 처음으로 향후 사업 계획을 언론에 공개하고, 투자자들과 국민에게 어떤 기업인지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거래소 측은 이르면 5월부터 이 같은 상장식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세부 방안은 논의 중이지만 한국거래소 건물 리모델링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5월 상장기업부터는 새로운 상장식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상장식은 한 기업이 상장기업으로서 처음 국민과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효과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상장식을 진행하는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한정할 방침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까지 대상을 넓히면 상장식을 진행하는 기업 숫자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이전 상장한 기업은 우리금융지주·더블유게임즈·드림텍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와 드림텍은 거래소에서 상장식을 진행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코스닥시장에서 이전 상장했으며 상장식을 진행하지 않았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20일 기준 7곳이다.
앞서 2016년 유가증권시장에 신규·이전 상장한 기업은 16곳, 코스닥시장은 57곳이었다. 2017년엔 유가증권시장 9곳, 코스닥시장 74곳이었고 작년엔 유가증권시장 10곳, 코스닥시장 90곳을 기록했다. 거래소는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기업 수가 100곳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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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슬기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