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7일 엘리엇은 매일경제와 이메일을 통해 단독으로 인터뷰하면서 "현대차그룹의 현재 순환출자 구조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와 부동산 같은 상당한 비핵심 자산과 상장·비상장회사 지분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개입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한 뒤 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지만 엘리엇은 이를 최대주주에 유리한 방식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도 엘리엇 입장에 동조하고 나서자 현대차그룹은 합병안을 철회했다.
엘리엇은 이번 주주총회 이후 현대차그룹이 제시했던 방식과는 다른 순환출자 해소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 측은 "우리는 수개월에 걸쳐 현대차그룹에 주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본 배분과 경영구조 개선을 통해 장기간 실적 저조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것을 호소해 왔다"며 "이번 주총에서 현대차그룹을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은 뒤 구조 개편을 포함해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엇은 자신들의 배당 제안을 수정할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현대차그룹이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엘리엇은 "현대차는 미래 기술을 위해 현금을 아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올해 여름 비용이 6조원 이상 드는 신사옥 공사 착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초과 자본을 줄여야만 능률적이고 효율적인 현대차그룹이 될 것이며 경영진 역시 투자를 보다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우리가 제안한 배당 규모를 작년 순이익과 비교해 너무 크다고 결론 짓는 것은 잘못된 비교"라며 "현대차그룹이 현재 과다 자본 상태가 된 것은 지난 5년 동안 계속 이익을 내면서도 이를 환원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사외이사 추천안에 대해서도 추가 의견을 냈다. 엘리엇은 "우리가 추천한 후보자들은 일류 헤드헌팅 회사에 의뢰하고 수개월간 노력해 찾은 인물"이라며 "사외이사 직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될 만한 어떤 이해상충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편 엘리엇은 여전히 상당수 한국 기업이 저평가돼 있다며 향후 현대차그룹 외에 다른 기업도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엘리엇 측은 "적절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구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깊숙이 자리 잡은 이해관계자 간 불균형으로 인해 한국 기업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이는 결국 한국의 모든 경제주체에 큰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엘리엇은 "합리적인 개선작업을 통해 한국 기업들의 저평가가 해소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엘리엇 주장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2014년 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기로 한 후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들은 특정 산업 위주로 경력을 갖췄거나 경쟁업체에 근무하고 있어 이해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은 엘리엇의 배당 요구에 반대할 것을 권
[문지웅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