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주요 상장사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전문위)가 주요 상장사 주총 안건에 대한 논의에 나선다. 논의 대상은 현대차 그룹의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이사선임 안건 등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한 민감한 안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전문위는 14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이 행사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 의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논의한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방향 결정 프로세스에 따르면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가 주주총회 전 안건을 검토·결정한다. 투자위원회가 결정이 곤란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위에 자문을 맡긴다. 전문위원 3인 이상이 모이면 투자위의 요청 없이 전문위에 안건을 회부할 수 있고 의안의 행사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12일 국민연금이 전격 단행한 의결권 행사 방향 사전 공시는 국민연금 자체 투자위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 수탁자책임전문위
원은 "일괄 공시된 주요 상장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은 그동안 해왔던 대로 투자위 차원에서 결정이 난 사항"이라며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에 앞서 전문위원들 사이에서 민감한 의안과 관련해서는 투자위가 아닌 전문위 차원에서 논의를 넘겨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