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차 장수 카페지만 아직 신생 스타트업
포털 카페로 시작한 '피터팬의 좋은방구하기'는 현재 국내 대표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으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2002년 2월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 부동산 직거래 카페로 시작, 2년 뒤 네이버(Naver)에도 둥지를 틀었다.
개설 17년이 지난 현재에도 운영되는 이 카페는 3월 초 네이버 통계 기준으로 약 264만명이 가입한 상태다. 자체 통계로는 월평균 350만명이 이 카페를 드나들고 있다.(작년 9월 기준)
가입자 연령대는 30~34세(26%)가 가장 많다. 그 뒤를 25~29세, 35~39세 연령대가 각각 22%씩 차지하고 있어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이들부터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해온 연령층도 가입이 적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카페는 애초 원룸·투룸이 시작이었으나 최근에는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텔, 상가, 신축빌라 등 다루는 부동산 상품이 다양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두꺼비세상과 손잡은 피터팬, 투자받은 액수가…
그러나 이익창출을 목적이 아닌 집주인과 세입자를 연결해주는 통로로 개설됐던터라 사업화 전환이 쉽지 않았다. 이 고민을 하던 피터팬에게 두꺼비가 손을 내밀었다. 2013년 청년창업으로 시작한 소규모 부동산 직거래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인 '두꺼비세상'이 직거래 커뮤니티인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를 합병하면서 모바일 직거래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2017년 8월 계약 후 1년 여년에 걸쳐 두 회사가 한 식구가 되는 과정 전후로 당시 두꺼비세상은 국내 벤처캐피탈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모바일 직거래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본격적인 앱 출범은 지난해 1월이다. 같은 해 여름에는 부동산 마케팅 전문가도 합류했다. 부동산 전문기자로 시작, 부동산업권 홍보대행사, 시행사, 광고대행사 등 10여년간 부동산업계에서 뛰어다니던 김남이 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당연히(?) 공인중개사 자격도 갖고 있다.
업력으로는 신생 스타트업 수준과 비슷한 피터팬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기존 회사에서는 시행사나 건설사들이 내놓는 상품을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공급자 포지션이었다면, 지금은 부동산을 직접 맞닿는 1차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업체라 간극이 크면서도 좁다"며 "N잡 시대라고 하지만, 제 경우는 부동산이 기반인 N잡"이라며 부동산업권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 2019년 3월 4일 기준 [자료 = 피터팬의 좋은방구하기] |
두꺼비세상은 피터팬을 합병한 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유럽을 포함 전세계 2500여 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부동산 권리보험 전문회사인 퍼스트아메리칸(FA)으로부터 10억원을 유치했다. FA와 함께 직거래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상품도 내놨다. 직거래 가이드와 계약서 제공과 함께 전월세 권리보험, 보증금반환소송진행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안심 직거래 서비스'가 해당 프로젝트다.
출시 이벤트로 이번달까지만 피터팬 회원과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 중이다. 4월부터는 보증금 5000만원 이하의 경우에는 5만원, 1억원 이하 7만원의 서비스 이용금액이 책정되며 최대 10억원(6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김 팀장은 "피터팬은 근본적으로 직거래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사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면서 "현재 론칭 1주년이 된 '안심직거래서비스'를 해외여행시 필수로 가입하는 '여행자보험'처럼 안착시키는 것이 가장 기본 목표"라고 덧붙였다.
◆중개통한 계약 선호하는 수요 겨냥한 상품도 내놔
피터팬은 자체사업으로 '피터팬의 좋은 간판', '피터팬의 좋은 용달'을 내놨다. 직거래가 아닌 공인중개사를 통한 거래를 선호하는 수요를 겨냥해 비즈(Biz)파트너 개념의 중개사 상품도 마련했다. 쉐어하우스, 룸·하우스메이트 등 다양한 주거형태 사용자들의 게시판도 따로 준비했다.
김 팀장은 "직거래 플랫폼이지만 공인중개사가 더 많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아예 다른 관점에서 봐주시길 바란다"며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거래는 기본적으로 공인중개사를 통한다는 인식이 더 크다. 때문에 니즈에 따른 다양한 계약이 이뤄질 수 있게 한
이 외에도 인터뷰가 끝날 즈음 그는 "취준생들에게도 한마디 해주고 싶다"며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본다면 대기업, 공무원 등 '겉'만 보지 말고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인 '속'을 봤으면 한다. 그래야 즐겁고 길게 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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