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최대주주와 일반 주주 간 차등 배당을 선택한 상장사는 총 22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주주가 전혀 배당을 받지 않는 기업이 8곳에 달한다. 코스피 상장사인 동방, 남성, 삼광글라스와 코스닥시장 체리부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주주 무배당 정책을 내놨고, 성신양회 등 4개사는 올해 처음 대주주 무배당 정책을 공식화했다.
최대주주에 대한 차등 배당은 지난달 국민연금의 남양유업 배당 확대 압박 논란과 맞물려 시장의 이목을 끈다.
지난달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에 배당 정책 수립을 심의·자문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정관 변경을 주주제안했는데, 정작 남양유업이 "대주주 지분이 높아 배당을 늘리면 최대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이 가장 크다"고 되받으면서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지분율을 고려하지 않은 배당 확대 요구가 오너 일가의 사익 증진에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요 상장사들의 차등 배당 결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들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사내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대주주 몫을 줄여 일반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 몫을 키우겠다는 배당 정책으로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차등 배당 기업으로는 오리온홀딩스가 꼽힌다. 오리온홀딩스는 올해 일반 주주에게 주당 650원의 현금배당을 하겠다고 공시했는데, 최대주주에게는 주당 210원의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올해 차등 배당을 결정한 기업 중에서는 오리온홀딩스를 포함해 씨티케이코스메틱스, 성광벤드, 대원미디어, 신흥 등 7개사가 최대주주의 주당 배당금이 일반 주주에 비해 절반 이상 낮았다.
주요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맞물려 올해 무배당에서 배당을 하기로 배당 정책을 변경한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무배당 기업이었다가 올해 현금배당을 실
지난해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던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2705억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할 예정이고, 한국가스공사 역시 1192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상장사들의 신규 배당 선언에 올해 상장사들의 전체 배당금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